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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또 하루

아들 찍은 세로 동영상을 편집하고...

by 비르케 2019.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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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로로 찍은 동영상을 가로로 바꾸는 일, 그전부터 해야 한다고 벼르던 일을 최근에야 마치게 되었다. 세로 동영상은 세로 사진과 다르다. 세로 사진은 가로와 세로 방향만 바뀔 뿐이지만, 세로 동영상은 전체 사이즈가 확연히 줄어든다.

 

세로로 세워진 핸드폰으로 영상을 찍다 보면 출력물도 그 비율대로 꽉 찰 것만 같다. 그러나 막상 구현은 1/3로 쪼그라든 채, 양쪽에 검은색 날개를 달고 나타난다. 아래 사진을 보면 이해가 쉽다.

 

 

 

애초에 처음부터 가로로 찍었으면 좋았을 것 아니냐고 반문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사실 이 동영상은 아이가 알아차리지 못하게, 무심히 폰을 보는 척하며 모르게 찍었다. 결코 16:9의 화면 황금비를 몰라서 이렇게 찍은 게 아니다. 

 

엄마가 이걸 동영상으로 찍는 줄 알았더라면 머리 굵어진 아들은 당연히 하던 짓도 안 했을 것이다. 아니, 설령 했더라도 부담감에 실수로 다치기라도 할까봐 대놓고 카메라를 들이댈 수는 없었을 것이다.

 

학생들 사이에 인기몰이하던 '픽시'라는 이 자전거는 '브레이크 없는 자전거'로 꽤나 악명이 높다. 이 자전거에 대해서는 이전에도 한 번 포스팅한 적이 있는데, 못 말리던 중2 아들이 당시에 참 아끼던 물건이라 일부러 기념 영상으로 남기고 싶었던 게 엄마인 나의 마음이었다.

 

이렇게 세로로 찍은 아들 동영상 프레임들을 캡쳐해서 사진으로 만들었다. 맘에 드는 샷을 얻기 위해 100 프레임을 거뜬히 넘기고 200 프레임 정도를 가는 동안 나의 하루도 허망하게 지나갔다. 자식을 위해서라면 하루 아니라 더한 시간도 내줄 수 있는 게 또 부모의 마음 아닐까. 자전거 묘기(?) 영상이 몇 개 더 있으니 과제는 아직도 끝나지 않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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