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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정보..

자전거도 면허증이 필수였던 시절이 독일에는 있었다.

by 비르케 2009. 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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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은 자전거 이용 인구가 많은 나라들 중 하나입니다. 자전거 인구가 많은 나라들의 공통점, 바로 자전거를 이용하기에 아무런 불편함이 없다는 점입니다. 자전거 길을 잘 만들어 놓고도, 그 위에 버젓이 시설물을 설치해 길을 차단해 버리는 일이 빈번한 우리나라 실정에서는 자전거 이용도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닙니다. 게다가 차로로 잘못 접어들었다가는 죽으려고 작정한 사람으로 비쳐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독일에서는 자전거 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고, 자전거도 일종의 '도로 위 이동수단의 하나'로 간주되기 때문에, 지켜야 할 교통 법규가 따로 있습니다. 보통 초등학교마다 3, 4 학년 정도가 되면 이러한 자전거에 대한 안전교육을 받고 자전거 시험을 보기도 합니다.

                                        <초등학교 아이들의 자전거 시험 모습> 


아이들은 자전거 시험을 통해 자전거 면허증을 받기로 하지만, 그렇다고 꼭 이런 면허증이 있어야만 독일에서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누구라도 탈 수는 있지만, 기본적인 법규와 요령은 늘 간과해선 안 됩니다. 때로 신호등이 없는 구간에서 좌회전을 한달지 할 때는 꼭 자신이 가려는 방향의 손을 쭉 뻗어, 뒤에 오는 자동차 운전자에게 자신의 의사를 알려야 하고, 당연히 자전거 주행도 도로주행인 만큼, 음주를 기준치 이상으로 심하게 하고 자전거에 올라서도 안 됩니다. 
만일 그러한 일이 발생하는 경우, 자동차처럼 면허취소가 되지는 않겠지만, 벌금을 내던가, 더군다나 사고라도 나는 경우에는 그 과실이 거의 100% 자전거 운전자에게로 돌아올 지도 모를 일입니다.
며칠 전 음주와 관련된 한 자전거 이용자의 재미있는 이야기가 지역 신문에 실렸습니다. 제목도 재미있네요.

"손에는 맥주 박스가, 혈중에는 알콜이"
아주 특이한 방법으로 맥주박스를 나르고 있던 한 청년을 경찰이 붙잡았답니다. 그는 한 손으로 자전거 손잡이를 붙든 채, 다른 한 손은 뒤로 돌려서, 짐 좌석에 실린 맥주 박스를 붙잡은 채로 도로를 달리고 있었다고 합니다.
37세의 이 남자는 맥주를 마시다 술이 떨어져 술을 추가로 사오던 중이었다는 군요. 
경찰에 의해 붙잡힌 그의 혈중 알콜 농도는 무려 1.7 %나 되었다고 합니다. 
맥주 운반 상황은 종결되고, 대신에 그는 혈액 채취를 받아야만 했다고...

또 한 사연입니다.
위에서 아이들의 자전거 시험 사진을 보셨지요? 실제로 어른들도 이런 '자전거 면허증'이 필요했던 시절이 독일에는 있었다고 합니다.

옆의 사진은 어느 잡지의 독자가 잡지사에 보내온 것인데요, 100년 전인 1909년 1월 3일, 독자의 할아버지가 자신의 자전거를 베를린 경찰에 신고하고(시험이 따로 있었던 건 아닌가 봅니다) 받은 자전거 면허증이라 합니다. 아래쪽에, 경찰에서 찍어준 직인과 이 면허증을 발급되는 데 든 수수료 50 페니히가 적혀 있군요.
'페니히'는 '마르크'와 함께, 지금은 유로화 뒤로 사라진 독일 화폐 단위 중 하나입니다. 유로화에 비하자면 '센트'쯤 되겠네요. 1/100 마르크입니다. 마르크가 없어져 환산이 힘들지만, 대충 현재의 천원이 안 되는 돈입니다. 

당시에는 이런 면허증을 받으려 해도 25세가 되어야만 했던 걸로 기사에는 실려 있네요.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신고 없이도 수많은 독일 사람들이 자전거를 발처럼 이용하고 있습니다.
건강에도 좋고, 환경 지킴이 역할도 할 수 있는 자전거, 우리도 자주 애용할 수 있는 환경으로 거듭났으면 하는 작은 바램을 가져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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