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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또 하루/앵이

한뎃잠 고집하며 화내는 코뉴어 앵무새

by 비르케 2023. 1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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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기온이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앵무새 새장에 텐트 모양 포치를 넣어주었다. 추우면 들어갈 줄 알았는데, 끝내 고집을 부리며 한뎃잠을 잔다. 출입구가 양쪽으로 개방된 모양이라 그런가 하고 한쪽만 있는 포치도 함께 넣어 주었지만, 털로 된 따뜻한 포치는 모두 외면한다. 

한뎃잠 자며 화내는 코뉴어 앵무새

앵무새 렉산 새장, 앵무새 포치와 그네가 걸려 있는 모습

 

우리집 앵이는 순둥이다. 순둥이일 뿐 아니라 정말 조신조신한 머슴아다. 그래서 우리집에 처음 올 때부터 새장 문도 닫지 않고 기른다. 그때가 여름이라서 렉산 새장 안이 너무 더울 것 같아서 열어두었는데, 하루의 대부분을 밖에 있는 횃대를 오가며 들락거린다. 새를 기르면 골칫거리인 응가도 절대로 아무데나 하지 않는 기특한 녀석이다.

 

하라면 하란 대로, 정말 말 잘 듣는 녀석인데, 유독 싫어하는 게 있다. 새로 사준 앵무새 포치(bird nest)에 절대 안 들어가는 것이다. 밤 기온이 상당히 떨어지니 따뜻하게 잤으면 좋겠는데, 여름까지 지냈던 나무판에서만 계속 자려 한다. 아침에 보면 발도 차고, 나무판을 물고뜯으며 자다말다 하는 것 같아 난감하다. 

 

갑자기 새장 문을 다 닫아버리면 불안해 할 것도 같아, 알아듣는지는 모르겠지만 문 닫고 자자고 말하고 밤에만 문을 아주 살짝 열어둔 채 닫고 잠을 자게 한다. 렉산 새장 위에다 큰 담요도 덮어준다. 

 

 

전에 기르던 모란앵무는 출입구가 한쪽만 있는 포치를 썼었는데, 꼬리가 긴 코뉴어 앵무새라서 양쪽이 터진 텐트 모양 포치를 새로 사주었다. 아무리 해도 안 들어가니, 너무 개방돼서 그런가 하고 모란앵무가 쓰던 포치도 함께 넣어주었다. 역시나 털이 달린 포치는 다 거부 중이다. 

 

 

화난 앵무새, 코뉴어 앵무새는 화가 나면 꼬리를 세운다.

포치를 넣어주려니 싫어서 경계하는 모습이다. 코뉴어 앵무새가 다 그런지는 모르지만, 화가 나면 이렇게 꼬리를 세우고 털을 부풀린 채 고개를 천정으로 들었다 내렸다 한다. 자기깐에는 무섭게 보이려고 하는 행동인데, 이런 포즈가 얼마나 귀여운지.. ㅎㅎ 

 

여름에 넣어준 저 나무판을 너무도 좋아해 거기서만 잤는데, 나무를 다 물어뜯어서 장난감이 되어버렸다. 가시가 솟은 데가 많아서 버리고 새로 사주었는데, 비슷한 모양인데도 뭔가가 다른지 별로 안 좋아한다. 털로 된 포치 두 개도 싫다, 새로 사준 나무판도 싫다, 밤엔 어쩔 수없이 나무판에서 자는 것 같은데, 추울까 봐 천 조각을 넣어주니 그마저도 횃대에서 자곤 하는 것 같다. 내버려 두면 추우면 집으로 들어간다고 하니 두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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