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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숨은 빚이 탄로가 나서
그 일로 차라리 헤어지려는 이의 마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김광림 시인의 '갈등'이다.
'헤어지자고 나선 마음 위에
덩굴처럼 얽혀드는 아내의 손발'
아내가 남편을 부여잡고 용서해 달라 매달린 걸
이렇게 표현한게 아닌가 싶다.
새삼 돌아본 아내의 까칠한 모습에,
헤어짐 대신 온천을 향하는 고속버스에 탄다.
1929년생인 시인이 살던 시절이니,
온천도 지금의 온천과는 사뭇 다르다.
그때는 신혼여행이나 부모님 위한 효도여행때
많이들 선호했던 장소인 만큼, 각별한 곳에서
아내와의 시간을 보내고 오고자 떠난 길이다.
등꽃같은 자식들을 낳고 고생한 아내에 대한 애잔함이
'까칠한 아내여' 라는 표현속에 녹아 있다.
헤어지려던 마음이 이렇게 허탕을 치고 나자
화자는 하늘을 바라본다.
화가 나고 어이가 없을 때
자신도 모르게 바라보게 되는 게 하늘이다.
그대 이 세상에 왜 왔지?
하며 자문하니 바로 나오는 답,
'빚 갚으러'...
아내를 품어주고 그 빚을 갚을 맘을 먹는 화자가
참 안타까우면서도 애틋하기도 하고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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