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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정보..

어느 도시에서 본 터줏대감, 동네 보호수

by 비르케 2016. 1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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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지 아파트들이 들어서는 곳이나 공원이 새로 만들어지는 곳에 가면, 흙먼지 날리는 한가운데 우람한 나무 한 그루가 서 있는 광경을 간혹 보게 된다. 이른바 보호수로 지정되어 건드릴 수 없는 나무들이다.

 

 

우연히 지나다가 보게 된 이 보호수도 일이년 전에는 황량한 벌판에 홀로 서 있었을 것이다. 이제는 주변 아파트들이 다 올라오고, 다른 나무들도 새로 심어져서 작은 공원의 터줏대감 모양새다. 

 

수령이 오래된 이런 나무들은 종종 사연을 간직하고 있기도 하다. 얼마전 모 신도시에서는 500년 묵은 나무에 얽힌 전설이 외지인을 떨게 하기도 했다. 서울의 집값이 오르고 교통이 편해지면서 수도권 외곽에 어렵사리 내집 마련을 한 사람들에게, 그 고장의 밑도 끝도 없는 전설, 그 나무를 잘 모셔야 한다느니, 잘 모시지 않아 나무가 노해서 그 고장 사람들이 다 죽어나갔다느니 하는 흉흉한 괴담은 잠깐이나마 간담을 서늘하게 했을 것이다.

 

나무를 베려던 사람들이 차례차례 죽었다던가... 그런 전설 때문에도 함부로 건드리지 못 할 것 같은 나무들인데, 하도 싹쓸이로 밀어버리고 새 도시를 만드는 세상이다 보니, 귀신이 있어도 손발 다 들었을 것 같다. 그나마 법으로 라도 이렇게 수령이 오래된 나무들을 보호할 수 있어 다행이다. 

 

사진 속 나무는 몇 년이나 되었을까. 차로 지나다 찍은 거라서 미처 확인해보지 못 했다. 400~500년쯤 거뜬히 묵은 나무들에 비하면 아직 작은 듯 하지만, 그래도 분명 보호수로 지정한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주변 경관과도 잘 어우러지는 것 같아 보기도 좋다. 

 

내가 살고 있는 동탄에도 오산천변 해무리 공원에 느티나무 보호수가 있다고 들었다. 몇 백년 살아오면서 볼 꼴 못 볼 꼴 다 보았을, 참 대단한 나무이기에 직접 보고 싶은 마음도 조금은 있었지만, 공사장 흙먼지를 뚫고 갈 엄두가 나지 않아 한 번도 가서 보지 못 했다. 그런데, 세월이 또 그새 흘러 그 나무를 보게 될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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