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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정보..

좋은 칼 고르는 방법 아시나요?

by 비르케 2009. 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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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칼에 관한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칼을 떠올리면 예전 이외수님의 장편 <칼>도 떠오르고, 독일이 자랑하는 헹켈 쌍둥이칼이나, 드라이작, 베엠에프 등등 스테인레스 매장의 날이 선 제품들도 떠오르고, 남자분들이라면 하나쯤 가지고 싶어하는 주머니칼과 산악용 칼의 이미지도 떠오릅니다.
 
거기에 제가 요리를 배우던 동안 늘 가지고 다니던 눈금 달린 부엌칼도 빼놓을 수 없지요. 요리에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은 본인의 칼을 가방에 넣어 가지고 다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처럼 학원에 다니는 수강생의 경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학원에 공용으로 쓰는 칼이 대부분 비치되어 있긴 하지만, 시험을 보기 위해서는 자신의 손에 익은 칼이라야 하므로 대부분의 수강생들은 학원에서 뿐 아니라 집에 가서도 칼 쓰는 연습을 하기 위해 학원 사물함에 넣기보다 직접 가지고 다니는 사람들이 더 많았었지요.
마침 독일에 올 때 가지고 와서 사진이 있군요. 지금은 너무 커서 작은 칼을 하나 새로 장만한 후 주방 서랍 한 켠으로 물러나 있지만요.



한식요리 시험에서 요구하는 재료의 길이는 대부분 5 센티미터가 많고, 이를 기준으로 3-4센니미터, 7센티미터 등등의 요구사항에 맞도록 재료를 자르기 위해서는 눈금 있는 칼이 여러 모로 편리합니다. 물론 배우는 과정에서는 칼에 달린 눈금을 사용해도 되지만, 시험장에서는 이 또한 감점사항이므로 그런 무모한 짓을 하는 수험생은 없습니다. 대부분은 수련기간 동안 자신의 검지 손가락을 기준으로 5센티미터를 가늠하기 때문입니다. 재료에 살짝 검지를 갖다 대는 행동을 두고 감점을 하는 심사위원도 없을 테구요. 어쨌거나 이렇게 눈금이 달린 칼은 재료를 원하는 길이만큼 똑같은 크기로 썰 때 참 유용합니다. 

얼마 전, 우리나라의 '스폰지'쯤 되는 독일 프로그램 '갈릴레오(Galileo)'에서 보니, 좋은 칼을 고르는 방법에 대해 나오더군요. 유용한 정보가 될 것도 같아 포스팅해 봅니다. 좋은 칼은 사용할 때 손잡이 부분 중 검지가 닫는 오목한 부분(아래 사진속 화살표 부분)이 편안해야 한다고 합니다. 

                              
검지가 닫는 부분이 더 뭉툭하니 무게감 있고 오목하게 들어가 있는 <2>와 같은 칼이 <1>과 같은 칼보다 더 편하다고 하는 군요. <3>의 경우에는 그 부분에 홈은 파여 있지만 뭉툭하지 않으니 검지가 기댈 공간이 <2>보다는 더 줄어들겠지요.

좋은 칼을 고르기 위한 다음 방법으로는, 손가락 위에 아까의 그 화살표 부분을 올려놓았을 때 수평을 유지하는 칼이라야 한답니다. 가만히 있어도 칼이 아래로 쏠리는 대부분의 경우에는 사용시 손목에 힘이 들어가기 때문에 쉽게 손목이 아프다고 하네요. 집에 있는 칼을 한번 시험해 보셔도 좋을 듯 합니다. 


제가 쓰고 있는 칼도 이렇게 시험해 보았습니다. 제 칼도 거의 수평을 유지하네요.  전에 쓰던 칼들에 비해 잡았을 때 감촉이나 손잡이 부분의 편안함이 느껴지는 게 사실입니다. 독일제 명품은 아니고, 대형마트에서 한동안 쿠폰을 30장 모으면 할인가로 제공했던 칼입니다. 그래도 제법 쓸만한 칼이라고 전부터 생각해 왔었답니다.

이 곳 독일에서 칼을 사기 위해 어떤 매장을 가더라도 대부분의 부엌칼(Kochmesser)은 제 칼과 비슷한 모양이지만, 그 중
예전에 '아시아 스타일'이라 불리우던  칼만은 칼등과 칼날 모양이 반대입니다. 위의 칼 세 자루가 있는 사진들 중 마지막 <3>의 칼이 바로 그것입니다. 요즘엔 이런 모양의 칼을 두고 Santokumesser(Santoku knife: 산토쿠 칼)라고 부르더군요. 일본 이름인 것 같습니다.

저는 늘 지금 쓰는 칼 모양을 써왔지만, 저희 엄마는 <3>과 같은 모양의 칼만 쓰시더군요. 예전 남원에 가서 칼을 산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엄마는 그런 모양을 골라 사셨습니다. 엄마 살림을 만져보기도 했을 텐데, 기억에 없어서 어떤 칼이 좋은 지는 알 수가 없네요.  

독일에서는 칼이 잘 들지 않으면 이런 모양의 칼 가는 도구를 이용합니다. 독일 뿐 아니라 서양 대부분 나라에서 사용하는 물건일 것입니다. 특히 캐밥집에 가면 이걸로 칼을 몇 번 쓱쓱 문지른 다음 고기를 써는 모습을 볼 수 있죠.
이 칼 가는 도구를 예전에 저도 한번 사본 적이 있는데, 사용법이 헷갈려 그냥 무용지물이 되어버렸지요. 이보다 더 좋은 숫돌이 있었으니 별로 사용할 일도 없었구요.
언젠가 길을 걷다 보니 독일에도 숫돌로 칼을 갈아주는 분이 계시더군요. 베엠에프(WMF) 매장 앞에 노점을 차리고 있었는데, 사람들이 안 드는 칼을 갈기 위해 줄까지 길게 늘어서 있더라구요. 독일에서도 숫돌이 칼 가는 데는 역시 최고인 듯 합니다.

맨 위 눈금 달린 제 예전 칼을 보면 숫돌에 부지런히 갈아댄 흔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칼이 잘 들어야 했으니까요. 지금은 너무 빛나게 갈아대지 않습니다. 그러다 간혹 제 손이 다치거든요.
조금 무디어도 손만 안 피곤하면 그걸로 오케이입니다. 여러분의 칼은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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