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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또 하루../시

짱짱해서 좋겠어요

by 비르케 2025. 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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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짱해서 좋겠어요


버스가 급브레이크를 잡은 순간 
곁에 있던 할머니가 내 팔을 붙든다
 그런가 싶더니 매달린다 
 아파도 참는다 
넘어지시기라도 하면 무섭다 
 
점차 비틀어 꼬집다시피 틀어잡는다 
순식간의 고통에 괴롭다 
 한 마디 할까 
뿌리쳐버릴까 
 너무 아파서 짧은 순간 이런 생각을 한다 

그래도 참는다 
 둘이서 바닥에 나뒹굴 판이다 
 그럼 안 돼 , 안 돼
 손잡이를 꽉 틀어쥔다 
 
"내가 그래도 아직은 짱짱해!" 
 
겨우 중심을 잡은 할머니가 사람들을 향해 외친다
누가 묻지도 않았는데 무안했던 것인가
 
기괴한 폼으로 엉거주춤
손잡이와 할머니 사이에 필사적으로 매달려 있지 않아도 됐을 이 사람 
한 마디 튀어나오려 한다 

 미안하다고 하셔야 하지 않나요?

애써 외면한 채 서 있는 그분을 무시하기로 했다 
말은 해야 맛이라는데
 
그래, 짱짱해서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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