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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짱해서 좋겠어요
버스가 급브레이크를 잡은 순간
곁에 있던 할머니가 내 팔을 붙든다
그런가 싶더니 매달린다
아파도 참는다
넘어지시기라도 하면 무섭다
점차 비틀어 꼬집다시피 틀어잡는다
순식간의 고통에 괴롭다
한 마디 할까
뿌리쳐버릴까
너무 아파서 짧은 순간 이런 생각을 한다
그래도 참는다
둘이서 바닥에 나뒹굴 판이다
그럼 안 돼 , 안 돼
손잡이를 꽉 틀어쥔다
"내가 그래도 아직은 짱짱해!"
겨우 중심을 잡은 할머니가 사람들을 향해 외친다
누가 묻지도 않았는데 무안했던 것인가
기괴한 폼으로 엉거주춤
손잡이와 할머니 사이에 필사적으로 매달려 있지 않아도 됐을 이 사람
한 마디 튀어나오려 한다
미안하다고 하셔야 하지 않나요?
애써 외면한 채 서 있는 그분을 무시하기로 했다
말은 해야 맛이라는데
그래, 짱짱해서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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