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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가 지나는 길목
얼어붙은 창
습기로 번득이는 풍경에
휴지 한 장 꺼내 유리를 문질러본다
아무도 알아채지 못하도록
휴지를 밀며 써 보는 글씨
썼다가 덮고
다시 썼다가 덮는 이름
세월보다 느린 기차를 타고
세월을 거슬러 가다 보면
다다르게 되는 하나의 점
기차는 네가 있던 거리를 지난다
가는 길마다 되짚게 되는 그날의 기억들
어느 여름날 너의 팔을 스칠 때의
낯선 두 떨림
기차는 또 지나고
그때의 길은 지금의 길이 되어
어디가 어딘지
여기가 거긴지
장님처럼 길을 더듬는데
플랫폼 지날 때 그때가 끝인걸
우린 왜 알지 못했을까
오늘도 기차는 그 길을 지나고
나는 본다
길 어디엔가 그때의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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