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전염병 사태로 인해 부지불식간에 너무도 많은 변화들이 우리 곁에 찾아왔다. 2030 축의 전환, 이 책은 새로운 부와 힘을 탄생시킬 여덟 가지 변화의 물결에 대해 이야기한다. 세상은 이미 여덟 가지 변화의 출발선상에 있었지만 이번 전염병 사태로 인해 그 변화의 속도는 급속히 앞당겨졌다.
2030 축의 전환
"10년 후 지금의 세상은 없다"는 경고를 던지는 이 책의 원제는 '2030: How Today's Biggest Trends Will Collide and Reshape the Future of Everything'이다. < 2030 축의 전환 >이라는 우리나라 제목에 비하면 꽤 소박한 느낌이 든다. '축의 전환'이라는 표현만큼 어쩌면 그 축에 올라탄 사람들만이 누릴 수 있는 변화에 관한 이야기라 생각하면 될 것 같다.
2030 축의 전환, 이 책을 기술한 마우로 F. 기옌은 펜실베니아 대학교 와튼스쿨 국제경영학 교수로, 인구와 경제의 변화가 기술의 발달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에 있어 독보적 인물이다. 이 책은 10년 후의 세계에 관한 그간의 연구를 정리한 것이다. 이 책의 내용과 느낌을 생각나는 대로 간단하게 정리해 볼까 한다.
10년 후 세상을 바꿀 여덟 가지 변화의 물결
목차를 보면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10년 후 세상을 바꿀 여덟 가지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다. 출생률, 눈여겨봐야 할 세대, 새로운 중산층, 여성의 부, 도시의 성장, 기술 혁신, 공유 경제, 블록체인 기술이 그것이다. 이 여덟 가지 변화는 독창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서로 간에 변화를 주고받으며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들어가는 글,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편만 보더라도 이 책의 내용 전반을 유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출생률을 알면 미래가 보인다.
기옌 교수의 이론에 따르면, 다음 혁명이 일어나는 곳은 사하라 사막 이남 지역이라 한다. 그 이유는 멕시코 국토 면적에 달하는 비옥한 토지가 아직 개발되지 않은 채 농경지로 남아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더구나 아프리카는 현재 대부분의 대륙이 직면해 있는 인구절벽의 상황과 아예 동떨어져 있다. 많이 낳고 많이 죽던 예전과 달리 의료기술 발달과 기술 보급으로 인한 식량 대량생산이 가능해지면서 아프리카에서의 아동 사망률도 해마다 낮아지고 있다. - 생산인구 감소 문제를 먼저 겪은 일본의 경우를 보면 우리나라 미래의 모습을 미리 상상해 볼 수 있고, 그와 함께 젊은 인구가 증가하는 나라들의 발전 가능성도 충분히 점쳐볼 수 있을 듯하다. 아프리카가 이렇게 많은 가능성을 가진 나라란 점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생각해 보게 되었다.
밀레니얼 세대보다 중요한 세대
10년 뒤에는 60대 이상의 세대가 사회 전반에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 현재는 1980년대 이후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한꺼번에 일컫는 MZ세대로 봐도 무방할 듯하다)가 세상을 이끄는 것처럼 보이지만, 앞으로의 세상은 이들보다 실버세대에 주목해야 한다. 그들의 구매력이나 그들이 삶을 추구하는 방식 등을 눈여겨보는 일이 중요하다. 세상 부의 대부분을 쥐고 있는 것이 그들이기 때문이다. - 그다지 새로운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새로운 중산층의 탄생
아프리카와 함께, 10년 뒤에는 인도를 포함한 남아시아의 인구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현재의 중산층 소비시장은 미국과 서유럽이 주도하는 반면, 10년 뒤에는 아시아 시장의 규모가 지금보다 훨씬 더 커지게 된다. 중국과 인도에서 뉴머니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중산층은 미래에 세계에서 가장 큰 소비시장을 주도한다. - 현재도 중국시장은 거대하다. 앞으로 한동안은 중국이, 그리고 그다음은 인도를 비롯한 남아시아 국가들이 세계 소비시장을 이끌게 된다고 한다.
더 강하고 부유한 여성들
10년 뒤에는 여성 백만장자들이 많아진다. 인생의 많은 부분을 가사와 육아에 매달렸던 과거 여성들과 달리, 미래의 여성들은 지금보다도 훨씬 안정적으로 사회생활을 할 수 있게 된다. 저출산 시대에 여성들을 위한 사회적인 배려는 점차 비중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여성들의 사회 진출로 인해 무보수의 가사노동은 용역화로 바뀌어 또 다른 (신흥국) 여성들의 취업률을 상승시키고 신흥국의 경제 성장에도 기여하게 된다. - 이 책 속에 "경제 발전이 최고의 피임"이라는 말이 새삼 피부에 와닿았다. 경제가 발전할수록 아이 하나 기르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걸 감안해 아이를 많이 낳지 않게 된다. 어디선가 들었는데, 아이를 많이 낳는 나라에서 온 여성들도 국제결혼이나 이민으로 이런 사회에 들어오면 똑같이 아이를 낳지 않는다고 한다. 사회적 분위기라는 거 무시할 수가 없다.
변화의 최전선에 도시가 있다
전세계 토지의 단 1%가 도시지역이지만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이 도시지역에 모여 산다. 앞으로도 사람들은 도시로 몰리고, 도시화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 도시화가 진행됨에 따라 더 많은 온실가스와 오염물질들이 배출되게 된다. 그 결과 엄청난 사회 위기와 기후 위기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물이나 식량 부족, 해수면 상승, 나아가 도시인구의 비만이나 사회 고립 문제에까지 봉착하게 될 것이다. 결국 이러한 문제들을 잘 해결할 수 있는 창조적인 도시만이 미래에 살아남게 된다. - 도시의 다른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었다. 도시가 야기한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으면 결국 그 도시도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과학기술이 바꾸는 현재와 미래
캄브리아기 대폭발에 비할 수 있는 기술적 변화의 시대가 목전에 와 있다. 2030년이 되면 대부분의 사회기반시설에 수십억 개에 달하는 컴퓨터와 감지장치, 로봇기술이 투입되고, 가상현실, 3D 인쇄술, 인공지능, 로봇과 나노기술 등을 이용한 혁신적인 세상이 펼쳐진다. -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세상이 얼마나 더 빠르고 다르게 변화할지에 대한 기대보다, 두려움이 더 큰 이유는 무엇일까.
소유가 없는 세상
밀레니얼 세대들은 공유 경제를 원한다. 공유 경제가 전 세계 용역과 소비의 30% 이상을 차지할 것이다. 에어비앤비를 통한 집 공유와 우버, 리프트, 그랩 등을 통한 차량 공유, 그 외 중국의 다양한 공유에 관한 이야기들이 나온다. - 공유는 이미 대세가 되었다. 우리집 주변에도 빈 상가가 공유 사무실로 쓰이고 있더라.
너무 많은 화폐들
새로운 개념의 화폐들이 더 많이 생기고 널리 사용된다. 이로 인해 새로운 화폐를 통한 새로운 소비가 가능해진다. 암호화폐는 혁명이자 파멸의 길이 될 수도 있다. - 화폐 이야기는 나중에 한 번 더 읽어봐야 할 것 같다. 올해 폭락한 가상화폐 시장을 기옌 교수는 2020 당시에 어떻게 전망했을지 참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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