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부러진길1 겨울 공원의 구부러진 길 마른 풀들이 찬바람에 나부끼고 있었다. 서로 부딪치고 엉겼다 떨어졌다, 억새도 겨울을 그렇게 나고 있다. 쇠잔한 겨울 태양 아래 그림자를 드리우며 나란히 선 채로.. "나는 구부러진 길이 좋다" 라는 표찰이 세워진 이 곳은 동탄여울공원에 자리 잡은 작가정원 중 한 곳이다. 달려야만 할 것만 같은 서두름을 주는 직선으로 된 길보다 멈춤과 쉼이 있는 구부러진 길이 좋다 작가는 그렇게 이야기한다. 구부러지는 길은 그 길 뒤에 무엇이 있을지 상상해볼 수 있어 더 좋지 않은가 싶다. 길 끝에서 보는 집들, 꽃송이, 열매... 더러는 반가운 얼굴... 오늘처럼 차가운 빈 들녘도 그리 나쁘진 않다. 한기를 가득 머금은 길을 겨울 바람을 맞으며 나아가니 적당한 바람에 말라붙은 덤불들이 바스락바스락 비벼지며 사락사락 떨.. 2019. 12. 23.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