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맞이 추억1 '사평역에서' - 곽재구 폭설로 인해 열차가 연착된다. 대합실에서 열차를 기다리는 동안 몇몇은 졸고, 쿨럭거리는 소리도 들린다. 톱밥 난로에 둘러선 채로 말 없는 사람들. 오랜 기다림과 추위에 지쳤을 법하다. 가끔 톱밥 한 줌을 던져 넣으며 화자는 그리웠던 순간들을 떠올린다. 사평역에서. 곽재구 시인의 시, '사평역에서'의 사평역은 실제 존재하는 역이 아니다. 9호선 사평역이 생기기 한참 전 1981년 작품이니, 전철역 사평과도 거리가 있다. 전라도 화순에 '사평'이라는 지명은 있다. 그러나 그곳에 역은 없다. 내가 어렸을 적에 화순 사평에 어른들을 따라 물 맞으러 갔던 기억이 있다. 등이나 허리에 통증이 있던 사람들이 폭포수 아래 선 채로 거세게 떨어지는 물을 맞던 기억.. 온몸이 벌게지고 러닝셔츠가 너덜너덜해지도록 물을 맞는.. 2021. 1. 18.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