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1 빗자루를 사랑한 '잠자' 요즘 들어 잠결에 이상한 소리를 듣곤 한다. 구룩구룩거리는 소리와 함께, 뭔가가 다박다박 거리는 소리... 그 소리의 정체를 모르던 얼마 전까지만 해도, 늘 의아한 마음에 불편한 심기로 잠이 깨곤 했었다. '드디어 또 잠자가 나타났군.' 오늘은 이렇게 생각하며, 다시 남은 잠을 더 청하려다 문득 카메라를 찾았다. 어느새 눈치를 챈 녀석이 발코니 위쪽으로 훌쩍 날아오른다. 이 녀석이 바로, 앞서 말한 '잠자'이다. 비둘기에게 카프카의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이름을 붙여준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소설 에 등장하는 주인공, '그레고르 잠자'는 어느 아침 벌레로 변신한 자신을 발견한다. 그런 그의 모습에 모두가 두려워 하고 부정하는 가운데, 그는 자신의 방에 걸려 있던 그림 속 모피를 두른 여인에게서 동질.. 2009. 4. 13.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