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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22

화려한 어느 여름 꽃에 관한 이야기 어릴적 학교 가던 길, 그 어린 눈에 살굿빛 화려한 꽃이 들어왔다. 으리으리한 부잣집의 담벼락에, 마치 벽을 타고 흘러내리듯 피어 있던 그 꽃은, 잠시 내린 비에 촉촉히 젖은 채 꽃잎 몇 장을 바닥에 떨군 채였다. 가만히 다가가 꽃을 바라보았다. 그때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던, 당시의 나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예쁜 것만 같은 꽃이었다. 대학에 다니던 어느 날, 길 모퉁이에서 다시 그 꽃을 보았다. 강렬하게 뇌리에 와 박혀있던 어린 시절 어느 날의 잔상을 떠올리며 여름 한 철 빙긋이 미소 지으며 그 곁을 지나 학교에 다니곤 했다. 그로부터 시간이 한참 흘러 드디어 그 꽃의 이름을 알게 되었다. "능소화" 살굿빛의 소담한 꽃, 어린 나를 멈추게 했던, 대학생이던 나를 미소 짓게 했던, 그 꽃을 오늘 다시 우.. 2016. 8. 2.
카모메 식당-2 이 잔잔하게 기억에 오래 남을 수 있었던 데는 여주인공 '코바야시 사토미'의 역할이 컸다고 생각한다. 음식을 마련하고 차를 따르는 그녀의 동작 하나하나가 너무도 섬세하고 단아하다. 합기도 무도인 딸로 등장하는 내용답게, 무릎걸음이라 불리는 아침 운동의 모습도 참 인상적이다. 눈빛이며 몸짓이며, 정말 무도인답다. 관련글: 카모메 식당-1 미도리의 권유로 시작하게 된 퓨전 오니기리의 반응은 그리 좋지 않았지만, 이를 계기로 사치에는 정통 일식을 고집하기 보다 핀란드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식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역시나 쇼윈도 앞에서 관찰만 하던 할머니 3인방도 시나몬 케잌 향기에 이끌려, "어디 한번 맛 좀 볼까?"하며 가게에 들어온다. 점점 더 바빠지는 사치에.. 가게에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한다.. 2016. 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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