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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12

수화가 꽃피는 마을 - 자닌 테송 3년 동안이나 사려는 사람 하나 없던 폴루씨의 집이 드디어 팔리게 되었다. 아내가 죽고 나서 바로 내놓았지만 고속도로가 곁에 있어 시끄럽다는 이유로 아무도 사려고 하지 않았던 집을 결국 청각 장애가 있는 푸르네 가족이 사게 된 것이다. 푸르네 가족과 집을 계약하던 날, 폴루씨는 이제껏 한 번도 보지 못 했던 새로운 광경을 보게 된다. 푸르네 가족과 통역 로랑스가 입에서 나오는 말 대신, 마치 춤을 추듯이 손으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었다. 그 속에 멍하니 앉아 있노라니 자신이 오히려 장애를 가진 사람인 듯 느껴지기까지 했다. 청각 장애가 있음에도 어릴적 일반학교에 다니며 입말을 강요당했던 푸르네 부인은 이제 손말, 즉 수화를 통해 평범한 사람으로서의 행복을 느꼈고, 푸르네씨와 그들의 아들 앙트안도 장애가 .. 2018. 12. 17.
크리스마스엔 없는 크리스마스 시장 크리스마스 시장을 보고 싶다는 딸의 간절한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친구는 아이와 함께 유럽으로 떠났다. 그리고 잘츠부르크(Salzburg)에서 빈(Wien)으로 가는 열차 안에서 내게 톡을 보냈다. 벌써 유럽여행 열흘째에 접어든다며, '빈행 열차에서 보는 눈 덮인 들판이 꼭 우유 바다 같다' 고 표현했다. "우유바다" 같은 설원을 떠올려 보았다. 기차에 흔들리며 바라보는 설원의 기억이 금세 머릿속을 점령한다. 오래전 어느 날, 아쉬움을 달래며 떠나오던 내 기억 속의 그날도 그랬다. 폭설이 내려 비행기 날개까지 얼어붙었던 날이었다. 그대로 더 머물고 싶었던 그날의 눈 내리던 풍경이, 살면서 뇌리에서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그리고 이제 또 크리스마스 시즌이다. 그곳에 머물던 때 무수히 많은 크리스마스 풍경을.. 2018. 12. 16.
산타클로스? 니콜라우스? 불황이라고는 해도 크리스마스 시즌 특수는 포기하기 어려운가 보다. 반짝이는 조명과 크리스마스 장식들... 그리고 철이 철인만큼 여기저기서 빨강과 초록의 크리스마스 색조와 빨간 옷을 입은 산타의 모습이 자주 시선을 끈다. 그나마도 대충 위아래 옷만 주워 입은 채 겨우 모자만 쓴 어설픈 산타의 모습이다. 산타클로스의 원조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성 니콜라우스(St. Nikolaus)'다. 미국 광고에서 인기를 얻기 시작하면서 성 니콜라우스는 산타클로스의 모습으로 변모했다. 덕분에 원조격인 유럽에서는 니콜라우스 날인 12월 6일이 12월 25일과 겹쳐져 두 번의 비슷한 행사를 치르기도 한다. 크리스마스는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날이지만, 기독교도가 아닌 사람들에게는 산타클로스가 더 먼저 떠오르는 날이기도 하다.. 2018. 12. 12.
크리스마스 어드벤트 캘린더 아이들이 아주 어렸을 적에는 12월이 되기 전 어드벤트 캘린더(Advent Calendar)를 만들곤 했다. 애들이 없는 시간을 이용해 어드벤트 캘린더에다 날짜대로 칸칸이 사탕이나 초콜릿, 때로 용돈 등을 포장해 넣었다. 나중에 어드벤트 캘린더를 본 아이들은 반색을 했지만 기특하게 12월까지 기다릴 줄도 알았다. 막상 12월이 되어 날짜대로 선물을 꺼내며 기뻐하던 아이들 모습이 아직도 어제 일처럼 생생하기만 하다. 이제는 다 자라, 설령 어드벤트 캘린더를 달아둔다한들 달달한 간식이나 짤랑이는 동전을 꺼내며 기뻐할 일도 없을 것이다. 다시 생각해보면, 어드벤트 캘린더는 크리스마스까지의 지루함을 달래는 아이들의 작은 기쁨이기도 했지만, 햇살처럼 반짝이는 그들의 행복한 미소를 나의 기억속에 새겨주기도 했나 보.. 2018. 12. 10.
고등학교 원서접수 다음주부터 2019학년도 고교 원서접수가 다음 주부터 시작된다. 특히 이번 학년도부터 외고/국제고/자사고는 일반고와 함께 후기 학교로 전환되어, 일반고와 같은 기간에 원서를 받는다. 고교 서열화 조장이라는 근거로 이 학교들의 우선 선발권이 박탈되어버린 결과다. 원칙상 이중 지원은 금지되어 있지만, 평준화 지역의 경우 1지망에 외고/국제고/자시고를 쓰고, 2지망에는 일반고를 쓸 수 있도록 이중 지원을 허용하고 있어, 알고 보면 아직은 우선 선발권이 완전히 박탈되었다고는 할 수 없다. 1지망 결과 낙방이라면, 일반고 지망 순위대로 다시 배정을 받으면 되기 때문이다. 물론 비평준화 지역은 이야기가 다르다. 비평준 지역에서는 이런 학교들에 지원했다가 낙방하게 되면 자신을 받아줄 학교를 찾아 전전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 2018. 1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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