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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또 하루/마음을 담아..9

엄빠들의 홀로서기, "인생 독고다이야" 아는 지인 중에, 엄마에 비해 아들이 더 어른스러워 나름 스트레스받는(?) 언니가 있다. 언젠가 무슨 일로 고민하던 중에, 엄마에게는 관심조차 없이 '치킨 시켜먹자'는 아들이 얄미워 화풀이 비슷한 걸 했는데, 아들이 그랬다 한다. "인생 독고다이야." 엄빠들의 홀로서기, "인생 독고다이야" 아들의 한 마디에 화가 많이 난 언니였다. "나쁜 ㅅㄲ, 나쁜 ㅅㄲ.." 그런데 나는 그 아들이 어떤 아들인지 알기에 그런 언니가 오히려 귀여웠다. (언니의 고민이 대단한 거였다면 결코 귀엽다고는 표현하지 않을 것이다) 언니의 아들은 부모가 특별히 밀어주지 않는데도 자신의 길을 잘 헤쳐나가는 강한 아이였다. 그런 아들의 영향 때문인지 언니는 자식에게 많은 기대를 하지 않는다. 안 받아줄 것 같으니 자식 앞에서 엄살도 .. 2022. 1. 17.
산책길 길고양이, 삶의 무게 고양이라고 다를까 산책길 길고양이, 삶의 무게 고양이라고 다를까 저녁 산책길에 길고양이들을 보았다. 어미 고양이가 앞서 걷고 새끼 고양이가 뒤를 따르고 있었다. 어미 고양이는 새끼가 따라오든지 말든지 무심히 걷는다. 인기척에 놀란 새끼 고양이가 어찌할지 몰라 두리번거리다가 얼른 뒤돌아 풀숲으로 도망쳐버린다. 사람을 너무 두려워하는 어린 고양이, 나도 모르게 풀숲을 내려다본다. 풀숲으로 내려간 녀석 말고도 그곳에는 다른 녀석들이 함께 있었다. 유독 아까 그 고양이만 안절부절 겁을 낸다. 여전히 경계하는 눈빛... 세상에 태어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을 아이에게 대체 어떤 아픈 기억이 있었던 걸까. 어린 녀석의 눈빛에 맘이 참 서글퍼진다. 홀로 걷는 어미 고양이는 새끼가 사라지든 말든 신경도 쓰지 않는다. 모질게 보이는 뒷모습.. 2021. 8. 13.
회전 놀이기구와 인생에 대한 소고 회전하는 놀이기구들은 사람들에게 희열을 준다. 돌아서 다시 제자리로 오는 일인데도, 어차피 돌아올 거라고 한 번도 움직이지 않고 그대로 있었던 것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그게 같다면 인생도 안 태어난 것과 같았을 것이다. 가만 보면, 태어나 성장하고 저마다의 경험을 한 다음, 어느 정도 시점에 이르러 다시 본연의 위치로 돌아가는 것이 인생이다. 윤회를 믿지도 않지만 굳이 논외로 하자면, 인생은 한 번 뿐이고 놀이기구가 돌아가는 일보다 훨씬 다채롭고 진지하다. 서울대공원 월드컵이라는 놀이기구다. 빙글빙글 도는 것만으로도 부족해, 전체 돌아가는 판이 다시 돈다. 구심점이 여러 개인 것이다. 사람들은 그냥 돌아가는 것만으로도 부족해, 더 많이, 더 재밌게 돌려주기를 바란다. 이런 화려한 놀이기구는 아니지만.... 2021. 5. 10.
잃어버린 나의 술시는 어디에 어느 웹툰에선가 행복에 대한 재미있는 정의를 본 적이 있다. "행복이란, 저녁에 맥주 한 캔 마실 수 있는 여유다" 누군가는 이 행복을 위해 집으로 향하는 길에 맥주 한 캔, 안주 한 봉지 사갈 수 있는 금전적 여유가 필요하고, 또 누군가는 집에 돌아와 맥주 한 캔 하면서 좋아하는 일에 빠질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다. 그리고 또 누군가는 육아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편안히 맥주 한 캔 기울이며 온전히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정신적 여유가 필요하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마시는 맥주 한 잔 맥주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다 아는 맛이다. 수입맥주까지 마구마구 들어와 가격 경쟁까지 해주니 맥주를 즐기는 이로서는 맥주 매대 앞에 설 때마다 마냥 행복해진다. 사진 속에 크롬바허, 에르딩어, 파울라나 등 .. 2021.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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