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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또 하루

고약한 술문화, 사회의 적입니다.

by 비르케 2009.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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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취하면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의 본성을 드러냅니다. 
어떤 사람들은 멀쩡하다가도 술만 마시면 온 세상이 암흑빛으로 바뀌면서 세상사 모든 것이 슬픔으로 다가옵니다. 그동안 잘 참아내오던 일들이 일시에 떠올라 많은 사람앞에서 눈물바람을 하기도 합니다. 이내 미련없이 떠나버릴 사람같아 고민고민하다 아침에 그를 다시 만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멀쩡하게 웃고 있기도 합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술만 마시면 그 동안의 고민이란 고민은 뒷전이 됩니다. 노래도 나오고, 웃음도 나오고, 그 이상 좋을 수는 없습니다. 만사형통, 만사 오케이지요. 설령 좋은 벗들과의 자리가 아닌들 이런 부류들은 혼자라도 술의 풍류에 젖을 줄 압니다. 이렇게 술과 친구가 되니, 술을 늘 가까이 하는 사람중에는 이런 사람이 많습니다. 건강에 해가 되지 않을 정도라면 그다지 나쁘지만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더러 어떤이들은 술을 마시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기도 합니다. 이른바 술버릇이 안 좋은 사람들입니다. 술이 취했다 하면 뭔가를 발로 차고 부수거나, 남에게 사소한 말꼬투리라도 잡아 시비를 겁니다.
여자들의 경우라고 없진 않은 것 같습니다. 괜히 잊혀진 옛이야기를 들먹이며 종잡을 수 없는 억측으로 술자리를 망치는 경우입니다. 거기에 반대의사를 밝히면 난리가 납니다. 시비는 싸움으로 변하거나 갑작스런 대성통곡 상황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남자들의 경우라면 주먹다짐이 오가기도 하겠지요.  

그나마 아침이 되어 이런 행동들이 기억에 있으면 다행이지만,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님 어쩌면 기억이 나도 안 난다고 밖에 할 수 없을 지도 모를 일입니다.
주변을 돌아보면 이러한 자신의 과한 술버릇때문에 술을 아예 입에도 안 대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술에 취하면 자신이 스스로를  컨트롤하지 못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마니, 이들에게 있어 가장 큰 자기제어는 술을 멀리하는 일일 것입니다. 거기다 대고 억지로 술을 권해서야 되겠습니까. 

여러분들의 술 마신 후의 모습은 어떠합니까?
필름이 끊길 만큼의 술은 이미 독입니다. 몸 뿐 아니라 인생에 있어서의 독도 되지요. 

듣자니, 중국인들은 술을 못 이길 정도로 마시고 겔겔거리면 그 사람을 '대장부답지 못 하다'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서 대부분은 술을 마셔도 주사따위는 부리지 않으려 애쓴다고 합니다. 그들이 생각하는 '남자다움'이나 '호탕함' 뒤에는 한 부대가 마실 만큼의 많은 술에도 끄떡없는 장부의 모습이 깃들어 있는 듯 합니다. 또 일본의 경우에는 우리처럼 술을 그리 많이 권하지는 않는다 합니다. 못 마시는 사람은 안 마셔도 되는 문화인 것이죠. 독일의 경우에도 맥주의 나라인 만큼 대낮에도 술을 음료처럼 마시는 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그들속에서 주사부리는 사람을 찾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술이 몸에 받지 않아 못 마시는 사람이건, 자신의 술버릇때문에 술이라면 절제하고 싶어하는 사람이건, 마시지 않겠다는 사람에게 억지로 권하는 문화는 사라져야 합니다. 술을 못 마신다는 것이 직장생활에 문제가 되고, 출세에도 지장이 있을 정도이니, '술 권하는 사회'의 술문화, 정말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술을 못 마신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개인적인 사정일 뿐인데요.
대신 사회생활에 독이 되는 것은 따로 있지요. 바로 술을 마시고 주사를 부리거나 술을 못 이기는 모습입니다. 이런 모습에도 여러 가지 유형이 있습니다만, 여기까지만 이야기해도 감이 올 것입니다.

예전 술을 좋아하던 친구들의 모임에서 유독 혼자서만 술을 안 마시던 어느 친구가 있었습니다. 모두가 술을 마시고 조금씩 망가질 때에도 그 친구는 혼자 유유히 내리 알콜프리 맥주 한 잔만을 홀짝이며 다른 친구들 하나하나의 일거수일투족을 찬찬히 바라보곤 하다가 그만 마시라는 참견을 하곤 했습니다.
세상이 취할 때는 같이 좀 취해주면 오죽 좋을까 생각했지만, 그 중 누구도 그 친구에게 술을 억지로 권하지는 않았습니다. 친구였으니까요. 아무리 냉정한 그 모습이 걸리적거린들, 친구인데 좀 망가져도 뭐 크게 부끄러울 일 있겠습니까.

하지만 친구였음에도 불구하고 관찰하듯 계속 바라보던 그 시선만큼은 좀 껄끄러웠던 게 사실인데, 사회에서 만난 사람들이라면야 그런 맘이 더 했음 더 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술을 못 마시는 사람에게 억지로 술을 마시게 하는 행동은 사람에 따라서는 그 사람의 건강을 해치는 무모한 짓일 수 있고, 더러는 그의 알리고 싶지 않은 주사를 세상에 드러나게 돕는 행동일 수 있으며, 요즘 같은 험한 세상에 비틀거리는 모습으로 걷다가 자칫 길에서 화를 자초하게 만들 수도 있게 만드는 일임을 꼭 염두에 두어야 할 것입니다. 

이유가 없고서야 음주가무를 마다할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아파서 약을 상시복용하는 사람도, 한약을 먹고 있다는 사람도, 죽을 병이 아니고선 비껴갈 수 없는 술잔, 결코 억지로 술을 권하는 사회는 더 이상 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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