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칼럼.. 정보..

독일 가게에 부는 할인 바람

by 비르케 2009. 4. 4.
300x250


세계 경기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가운데,
독일에서는 주로 식료품 위주로 가격 파괴
바람이 불고 있다.

옆의 사진은 독일의 대표적인 대형 수퍼 체인
'리들(Lidl)'의 홍보 전단이다.

Preissenkung!
가격을 내렸다는 이야기다.

2009년에 들어서 많은 상품들의 가격이
할인가로 판매되기 시작했는데,
이는 경제가 어려워짐에 따른
소비 심리를 잡고자 함의 일환이다.

다른 건 차치하고 라도, 작년(2008년) 초 우유 생산자들의 대규모 시위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최근 들어 수퍼에 진열된 우유 가격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우유를 생산하는 농가끼리 연대를 해서 우유의 판로를 막아 버려, 수퍼에 우유가 바닥이 나는 상황으로 까지 치닫게 만들었던 작년 그 당시, 독일의 대표적 할인 상점인 '리들'과 '알디'에서 판매되던 우유의 가격은 '싼 우유' 기준, 리터당 61센트, '친환경(Bio)'의 경우 89 또는 99센트 였다. 그러던 것이, 그 파업으로 인해, 싼 우유는 69센트, 친환경 우유는 99센트로 한동안 가격이 조정되었다. 

2009년 들어, 대형 수퍼들을 필두로 시작된 가격 파괴 바람과 더불어, 현재 독일의 우유 가격은 가장 싼 우유'가 55센트, '친환경 우유'가 89센트 가격표를 붙인 채 수퍼에서 손님을 맞고 있다. 
(현재 1유로당 1800원 내외로 환산하면, 각각1000원 전후와 1600원 전후의 가격이다.)           

이런 상황속에 작년에 길에다 우유를 쏟고, 일반우유보다 유통기한이 긴 'H 우유'의 유통을 막아버리는 등의 방법으로 우유값 상승을 주도했던 우유 생산자들은, 이미 이룩해 놓은 성과가 무색하게도, 파업 전보다도 오히려 더 낮아진 가격에 우유를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위기'라는 이름 앞에서는 어떠한 명분도 내세우기가 힘든 게 이들의 현실이 되었다. 

독일인들의 주식과 연관된 빵이나 파스타의 가격도 마찬가지로 많이 내려갔다. 어제 산 밀가루의 경우에도 1킬로그램에 39센트(700원 전후)로 가격이 현저히 떨어져 있었다.

아래에 올린 사진은 리들에서 나온 '할인 상품 전단'이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1월말 또는 2월초부터 시작된 가격 할인 수치와 할인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클릭하면 좀더 큰 화면이 나옵니다.)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원자재 상승이다 원유 가격 상승이다, 제각각의 명분으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뛰어오르고 있는  대한민국의 물가도 바닥을 향해 한번쯤은 내리달리기를 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경제가 어렵다면서도 부자들의 세금은 무척이나 감면이 되고, 반면 일반 서민들의 주머니에서는 먼지만 날리게 한다면, '죽네, 못 사네..' 막다른 길을 가는 사람들은 앞으로도 더욱 늘어만 갈 것이다.

다른 것 다 놔두고 라도, 또 아무리 경제가 안 좋다 하더라도, 최소한 먹고 살 수는 있게 해 줘야 할 것이 아닌가.
경제가 어려우니 당연히 물가도 내려 줘야 살 것이 아니냐는 한 독일인의 말이 공연히 씁쓸하게 들렸던 어느 날이 있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