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칼럼.. 정보..

죽은 후, 나무와 함께 상생해 보는 건 어떠할까?

by 비르케 2009. 10. 15.
300x250

사람이라는 게, 또 생명이라는 게, 필시 영원할 수는 없으니 언젠가는 누구든 흙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 자명한 이치입니다. 그저 이름 모를 한 줌의 흙으로 사라지느니, 어느 나무 아래 묻혀, 그 나무를 빌어 또 하나의 생명으로 상생할 수 있다면 어떠할까요? 

마 전 인근의 수목장(樹木葬) 묘지에 다녀왔습니다. 독일에서는 대부분의 수목장이 거대한 숲 한 군데에 들어서 있는 형태이기 때문에, '발트프리트호프(Wald 숲+ friedhof 묘지)라는 이름으로 불리웁니다.  

수목장은 시신을 관에 넣거나(매장형) 불에 태운 후 가루로 만들어 분해 가능한 소재에 싸서(산골형) 나무 아래 묻는 형태로, 1993년 스위스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죽은 사람을 위한 공간인 묘지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현실이 아닌 지라, 수목장은 새로운 형태의 장묘 문화로 세계 여러 나라에서 널리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수목장의 가장 큰 장점

독신이나 아이가 없는 부부에게 가장 추천할 만한 장묘 형태이며,  자녀가 있다 하더라도 예전에 비해 부모의 묘지를 관리하기 힘든 경우가 많으므로 자녀의 부담을 덜어줌. 


수목장에 대한 궁금증 
     - 독일에서 알아본 바로, 한국 사정과는 다름 *

1. 생전에 예약을 해 둘 수 있을까?
   가능하다. 매장형/ 산골형, 개인형/ 가족형/ 공동형 중에서 본인에게 적합한 형태를 선택할 수
   있으며, 추모목을 어떤 걸로 정할 것인지, 자리는 어디로 결정할 것인지 모두 가능하다. 

2. 비용은 어느 정도 인가?
   밝히기 힘들다. 왜냐하면 매장형/ 산골형, 개인형/가족형/공동형에 따라, 또 계약기간(50년/
   75년/100년)에 따라, 추모목과 장소에 따라 가격에 많은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3. 가족이 함께 묻히는 경우는 몇 사람까지 가능한가?
   최고 12명까지 가능하다. 경우에 따라 10명까지 가능하기도 하다. 비용이 저렴한 편인
   공동형의 경우도 타인 12명을 한 군데 매장하는 경우이다.    
 
4. 추모목은 어떤 나무가 사용되나?
    20년 -200년 묵은 떡갈나무(참나무), 너도 밤나무, 자작나무가 영생목으로 주로 사용되고,
    이 밖에 여러 종류의 나무와 화초들이 사용된다. 

5. 추모목은 이곳에서만 구입할 수 있나?
    추모목을 다른 곳에서 구입해 직접 식수할 수도 있다.

                 ▲여러가지 형태의 수목과 화초들이 어우러진 독일의 수목장 '발트프리트호프'

이미 국토의 1%가 묘지인 우리나라에서 수목장은 개인에게도, 국가적으로도 큰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에 포스트를 작성해 보았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최근 많은 이들의 관심속에 수목장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서고는 있으나, 그 속에는 명당 등을 내세워 폭리를 취한다거나 때로 불법 사례들까지 보고되고 있으니 아직까지는 많은 부분 유의하셔야 될 것 같습니다. 

이미 '동물 수목장'까지 등장할 정도로 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수목장, 꼭 연로한 사람에게만 죽음이 찾아오는 것은 아니기에, 죽음에 대해 미리 생각해 볼 기회를 가져보는 것도 좋은 일일 것 같습니다.

"불교(佛敎)의 소위(所謂) 윤회설(輪廻說)이 참말이라면, 나는 죽어서 나무가 되고 싶다."

어떻습니까, 예전 교과서에 있던 이양하님의 수필 '나무'의 한 소절처럼, 죽어 나무로 태어나 봄도 괜찮지 않을까요?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