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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로요이의 시간 - 다섯 작가의 술 이야기

by 비르케 2025. 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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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로요이의 시간 - 다섯 작가의 술 이야기

호로요이의 시간, 호로요이 독서, ほろよい 読書

호로요이의 시간

원제: ほろよい 読書(호로요이 독서)

초판 1쇄: 2023년 11월 20일

출판사: 징검돌


 

작가 5인의 술에 관한 앤솔로지

<기억술사>를 쓴 오리가미 교야(織守きょうや), <달리기의 맛> 누카가 미오(坂井希久子), <낮술>의 하라다 히카(原田ひ香), <버터>의 유즈키 아사코(柚木麻子), 그리고 한국에는 아직 낯선 작가 사카이 기쿠코(坂井希久子), 이 다섯 명 작가의 단편. 

 

'호로요이 (ほろよい)'는 술 한 잔에 거나하게 기분이 좋은 상태를 이르는 단어다. 다섯 개의 단편들을 읽는 동안 그런 느낌을 받는다. 이국적이며 잔잔하고 상큼하고 평온하고 따뜻한.

 

그에게는 쇼콜라와 비밀의 향이 풍긴다

  - 오리가미 교야(織守きょうや)

여태 솔로로 살고 있는 이모 도와코 씨의 기억 속 주인공을 찾아 나선 히나키. 이모는 알코올이 든 초콜릿 봉봉을 아껴서 음미하며 먹곤 했다. 도와코 씨가 준 원피스에, 도와코 씨가 물려준 모자를 쓰고 그녀의 비밀을 찾아 히나키는 고베의 어느 단독주택 앞에 선다. 

 

 

첫사랑 소다

  - 사카이 기쿠코(坂井希久子) 

퇴근 후 찾은 술집에서 자주 마주치던 40대의 남녀. 어느날 두 사람의 간격이 좁혀지고, 과실주 이야기를 하다가 여자는 자신의 집에 남자를 데려오고야 만다. 정성스럽게 만들어둔 담금주들을 내놓는 여자. 그런데 남자의 행동이... 오늘 이 남자와 함께 하는 것이라 큰 마음을 먹었었는데, 그녀의 과실주들을 막 대하는 이 남자. 호감은 순식간에 짜증으로, 어린 날의 꿈은 현실로. 

 

 

양조학과의 우이치

  - 누카가 미오(坂井希久子)

3대째 전통주를 빚어온 사쿠라바 주조를 물려받을 코하루는 부모가 바라는 대로 일본농업대학교 양조학과에 입학했다. 가업을 이어야만 할 그녀로서는 나름 고민이 많다. 맛이 좋다는 사케도 그녀의 입에는 아직 쓰기만 하니까. 그럼에도 육촌지간인 우이치가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어서 다행이다. 그와 자주 얼굴을 보지만 부모님에게는 비밀이다. 두 집안이 서로 사이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사쿠라바 주조의 4대째 주인이 될 코하루의 어깨는 무겁지만, 그럼에도 우이치와 함께 하는 풋풋한 그녀의 대학생활 이야기가 경쾌하고 즐겁다. 

 

 

식당 '자츠'

  - 하라다 히카(原田ひ香)

사야카는 친구를 만나 남편이 집을 나갔다는 사실을 털어놓고 싶었다. 그러나 결국 그렇게 하지 못했다. 남편은 일주일에 두 번, 밥을 먹고 술을 마실 수 있는 식당에 들렀다 들어오곤 했다. 그녀는 그런 남편을 이해할 수 없었다. 자신의 요리를, 아니 자신을 무시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피로를 풀고 위안을 얻는 방법이라는데, 영화 심야식당 분위기를 떠올려 보니 어떤 느낌인지 알 것도 같다. 사야카는 마침내 직접 자츠를 방문한다. 의심하며 들어간 식당. 그곳에서 일을 하게 되면서 그녀는 남편을 이해하기 시작한다. 

 

 

bar 기린반

  - 유즈키 아사코(柚木麻子)

무시무시했던 초기 코로나 시국. 어린이집 교사 확진으로 기린반 아이들이 집에 머물게 되었다. 갑작스럽게 아이들을 집에서 데리고 있을수밖에 없게 된 부모들이 온라인 바를 통해 만난다. 온라인 바텐더가 된 아리노, 그리고 집에서 편한 차림으로 잔을 들게 된 사람들. 마음이 푸근해지는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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