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와 달걀
"우리집에는 왜 토끼가 없어요?" 하는 작은애의 물음에, "웬 토끼?" 했더니, 뾰로통한 입에서 이런 말이 흘러 나온다. "집에 토끼 있는 사람 손 들라고 했는데, 나만 안 들었어요." 순간, 멍 하다가 이내 알아차리고는, "아~ 부활절 토끼 말이구나?" 했더니, 여전히 삐친 음성으로 "네." 하는 녀석... 얼마전에는 사육제(독일에서는 '파슁 Fasching')라고 갑자기 변장옷이 없니 어쩌니 해서 불이 나케 시내를 뒤져, 삐에로 옷을 사느라 반은 넋이 나가게 하더니, 이번엔 다음주부터 부활절 휴가라서 또 토끼 이야기다. "너도 손 들지, 너 토끼 인형 있잖아." 했더니 끝끝내 아니라 한다. 그 인형은 그냥 '토끼'일 뿐, '부활절 토끼'는 아니라는 것... "그럼 토끼 대신에 부활절 달걀 만들까?" ..
2009. 4.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