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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19

영구 비공개, 아쉬웠던 무령왕릉 탐방기 공주는 지금 백제 문화제 준비로 부산하다. 노란 깃발이 도시 곳곳에 걸려 있고, 금강에는 나룻배도 띄워졌다. 이번 제62회 백제문화제는 백제 유적지구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1주년 기념으로 더욱 의미 있는 행사가 될 예정이다. 산성입구 공주 중심가 공산성은 지난번에 포스팅 한 적이 있다. ▶관련글: 금강을 바라보며 서 있는 공주 공산성 이번에는 그동안 벼르고 벼르던 무령왕릉을 드디어 찾게 되었다. 중학교 수학여행때 다녀온 이후 정말 오랜만이다. 백제문화제가 열리는 기간 동안 무령왕릉은 무료로 개방된다. 휴관일은 일 년에 딱 두 번, 명절 당일이다. 어릴 적 지나던 오르막길을 다시 오르니 어쩐지 감회가 새롭다. 그날의 기억은 가뭇없이 사라졌지만... 계단을 다 오르니 석수의 모습이 있다. 무령왕릉 발굴 .. 2016. 9. 14.
이화에 월백하고... 센티멘탈리즘의 정제 '감성적'이라는 표현에 대해 누군가에게서 들은 것 중 가장 적격이라 생각되는 표현은 이거다. 다른 사람이 50으로 여기는 어떤 현상에 대해 70~80으로까지 느끼고 생각하는 것. 기쁨을 느끼는 것도, 슬픔을 느끼는 것도, 행복이나 사랑을 느끼는 지수도 마찬가지다. 고려 시인 이조년의 시 '다정가'는 이러한 센티멘탈리즘을 가장 잘 대변하는 시인 것 같다. 옛날 선비들이 사랑했던 꽃, 이화(梨花). 그 하얀 배꽃에 하얀 달빛이 한 점 은은하게 드리운다. 밤이 깊어 삼경(자정 전후)인데, 잠 못 이루고 달빛 앞에 서 있는 '나'의 마음을 아는 듯, 모르는 듯, 자규(두견새) 울음 소리만 야속하다. 그리하여 생각한다. '다정도 병이런가...' 다정(多情)... 바로 센티멘탈리즘이다. 하얗게 핀 배꽃에 앉은 하얀.. 2016. 9. 13.
예민한 아이를 만드는 사람은 누구? 아이가 학원에서 울고 왔다. 이유를 물어도 대답하지 않는다. 학원에 전화를 걸어 어찌된 일인지 묻는다. 선생님이 대답한다. 아이들끼리 쉬는 시간에 장난하다 서로 놀렸나 보더라, 수업이 시작했는데, **이가 울고 있더라... 이때부터 시작된다. 놀린 아이는 누구에요? 그 애는 어떤 앤가요? 대체 뭐라고 놀렸길래 우리애가 울고 온건가요? 사태가 보통이 아님을 느낀 선생님, 무마에 나선다. 그 애도 그다지 나쁜 의도는 아니었을 거다. 서로 같이 놀렸는데, **이가 울어버린 거다. 못된 애 아닌가요? 전혀 그런 거 아니다. 공부도 잘 하고, 학교에서 반장도 하고 있는 모범적인 애다. 애들끼리 그냥 장난하다 보니 심해진 것 같은데, 애들끼리는 또 그러다가도 잘 지내니 걱정하지 마시라... 선생님은 그 애만 두둔하.. 2016. 9. 10.
Frei sein - 싸비어 나이두(Xavier Naidoo) 싸비어 나이두(Xavier Naidoo)라는 독일 가수의 노래는 다분히 철학적이다. 죽음에 대해, 때로는 삶에 대해, 또 때로는 인생에 대해, 심지어 자살에 관한 노래도 있다. (하긴 독일 사람들은 대중 예술마저도 진지한 감이 많긴 하다.) 아프리카쪽 혼혈이지만, 독일에서 태어난 독일 가수이다. '죄네 만하임스 (Söhne Mannheims) 일원으로 활동한 바 있고, 솔로로 부른 곡도 많다. 이 곡은 이른바 자유의지에 관한 내용이다. '자유의지'... 아... 참 멀리에 있는 말 같다. 바람이 불 때, 누군가 "바람아 불어라" 해서 분다고 생각하니? 별들이 빛을 낼 때 누군가 빛을 실어주었다고 생각해? 자기 의지에 의해서가 아니라, 당위에 의해서 세상 일들이 일어난다고 믿어? 그렇게 생각한다면 너는 내.. 2016. 9. 9.
아날로그 시대, 겁없던 짠순이의 독일행-2 세 번에 걸친 나의 독일행은, 우연찮게도 출발 날짜가 세 번 중 두 번이 10월 1일로 같았다.목적지또한 세 번 중 두 번이 같은 도시였다. 용감무쌍하게 감행하지 않았더라면 거의 불가능했을 첫 독일행, 그러나 시작부터가 순탄치 않았다. 관련 이야기: 아날로그 시대, 겁없던 짠순이의 독일행-1 다가올 어떤 일들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면 할수록, 이상하게도 막상 닥쳤을 때 의외로 술술 일이 잘 풀리곤 한다. 고민을 한다는 자체가 어쩌면 일종의 공을 쌓는 작업이 아닌가 생각된다. 처음으로 외국행 비행기를 탔던 날, 프랑스를 경유해 독일로 들어가는 복잡한 루트를 굳이 항공권이 싸다는 이유만으로 선택한 나. 그렇게나 무모한 여정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생각보다 나쁘지는 않았다. 첫날 파리에서 일박을 하고, 다음날 오.. 2016. 9.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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