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6/0919

운전자 중심의 신호체계, 과연 괜찮은 걸까? 언젠가부터 자주 보게 되는 신호 체계가 있다. '직진신호시 좌회전 가능' 표지이다. 이 표시를 처음 보았을 때는 조금 의아한 느낌이 들었다. 분명히 신호등에 좌회전 가능을 의미하는 초록 화살표 신호가 있는데, 굳이 비보호 표지판을 붙여놓은 이유가 뭘까 궁금했다. '직진신호시 좌회전 가능'이라고 되어있긴 하지만, 운전을 오래 해온 사람 입장에서는 그게 또 곧이곧대로 들리지 않는다. 이제까지 '비보호 좌회전'이라는 건, 일단 신호등 안에 초록색 좌회전 표시가 없다는 전제하에, 첫째, 초록색 직진 신호가 떨어진 경우, 둘째, 맞은편에 직진하는 차가 없을 경우에 적용되었었다. 그래서 간단하게 생각해, 불 네개 짜리 신호등이 없을 때 임시로 달아놓은 걸 떼지 않은 거라 결론지었다. 한창 공사 중인 신도시니 그런 .. 2016. 9. 6.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시대의 흐름에 대응하라 시대의 변화를 적극 수용하지 못 하고 현실에 안주하다 몰락한 예를 들 때, 흔히 독일 필름 회사 '아그파'를 거론한다. 100년 이상의 화려한 역사를 지닌 카메라 필름 회사 아그파가 졸지에 문을 닫은 이유는, 시장이 점차 디지털화 되어 가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 했기 때문이었다. 세계 3대 필름회사 중 하나였던 '코닥'도 마찬가지 이유로 몰락의 길을 갔고, 오로지 후지필름만이 일찌감치 사업 다각화를 통해 고전을 면했다. 최근 어느 광고인과 만나게 된 일이 있었다. 그는 수많은 아이피 주소를 가지고 있으면서, 영업용 블로그를 키운 후, 블로그당 얼마의 돈을 받고 블로그 파는 일을 주업으로 하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포털사이트 N사의 방침이 바뀌면서 더 이상 블로그를 파는 일이 불가능해졌다고 한다. 이때.. 2016. 9. 5.
아날로그 시대, 겁없던 짠순이의 독일행-1 나의 독일행은 총 세 번이었다. 그 중 첫 독일행은 아무에게도 말 하지 않고 진행되었다. 대학 4년 동안 독문학을 전공하면서도, 방학마다 있는 독일대학 연계 어학연수 프로그램 같은 건 꿈도 꿀 수 없었는데, 막상 대학을 졸업하고 나니 꿈이라도 꿔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인생에 큰 획을 하나 긋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에서였다. 몇 달 후 가족들에게, 독일에 가겠노라 폭탄 선언을 했다. 혼자 독일 어학원을 알아보고,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을 탈탈 털어 어학 코스에 수강등록까지 마치고 난 뒤였다. 그렇게 안 하면 또 다시 갈등을 하고, 결국 돈 걱정에 분명히 못 갈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엄마에게 딱 6개월만 나를 밀어달라 말했다. 그 다음부터는 그곳에서 아르바이트라도 하며 버티겠노라고. 당.. 2016. 9. 3.
누가 그린 그림일까.. 선선해진 밤 바람을 쐬러 나갔다가 멋진 그림을 보고 왔다. 자연이 그린 그림이다. 이 나이가 되어도 나는 이런 게 신기하다. 그림자는 그저 검정색일 것만 같아도 검정에도 이런 깊고 얕음이 있다. 가로등 빛을 제대로 받고 서 있는 이 그림자의 주인은 이런 모습이다. 초록은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이 아니고서야 주 칼라로 쓰기 힘든 색이다. 심지어 사람의 얼굴을 표현하는 데도 군데 군데 초록을 살짝 쓸 수는 있지만, 과하게 쓰는 순간 망하는 게 초록이다. 초록이 잘못 쓰이면 어린아이의 그림이 되고 말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자연은 이런 초록마저도 귀신처럼 잘 쓴다. 나무마다, 풀마다 톤을 달리해 하나의 촛점을 만들고, 그로부터 모이고 흩어지는 아름다움이 있다. 그러므로 자연은 결국 스스로 타고난 최고의 화가다... 2016. 9. 1.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