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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또 하루../시

극장 앞 연가

by 비르케 2025.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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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앞 연가

 

그날, 

극장 앞에도 

눈은 내렸다 

 

밤거리는 검은 눈들이 

폭죽처럼 가로등을 스친다 

 

행인들은 옷깃을 세우며 눈길을 지나갔고 

그 속엔 찾을 수 없는 

먼 

눈길 

 

때로 가볍게 

마주 오는 눈길들에 미소하다가 

 

다시금 그 웃음을 증오한다 

 

웃음이란 거짓 표상이며  

그나마 반 밖에 웃지 못하였다 

 

굶주린 이리처럼 

두려움만 주었을 뿐 

 

이대로 하나의 눈송이로 

함께 불리어 가기를 

 

오래도록 홀연히 

극장을 서성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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