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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또 하루..

끝물고추로 만든 장아찌

by 비르케 2024. 1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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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물고추로 만든 장아찌

열흘 전 고추를 샀습니다. 쌈장에 찍어먹으려고 조금만 사려 했는데, 한꺼번에 싸게 가져가라니 물리치지 못하고 봉지째 들고 왔어요.

 

이걸로 뭘 할까 하다가, 고추 장아찌를 담그기로 맘먹었어요. 고추 장아찌는 전에도 담가보았는데 맛이 별로였기 때문에 이번에는 집에 있는 걸 활용해 국물에 포인트(?)를 줘보려구요. ㅎㅎ  

 

 

배추 몇 포기도 거뜬히 담을 수 있는 커다란 봉지에 고추가 담겨 있습니다. 고추농사짓는 분들이, 수확한 시기에 따라 고추를 초벌고추, 두벌고추, 세벌고추... 이런 식으로 부르시더라고요. 그와 함께, 첫물고추, 두물고추, 세물고추.. 이런 식으로도 불러요. 이 고추들처럼, 고추농사를 모두 마칠 때쯤 나오는 고추들은 끝물고추라 부릅니다. 

 

 

잔류농약 걱정에 물에 한참 담가뒀다가 깨끗이 씻었습니다. 그리고 고추 끝을 일일이 잘라 김치통에 넣었어요. 저처럼 끝을 잘라주어도 되고, 포크로 찔러주어도 됩니다.

 

이 과정을 생략하면 국물이 고추에 잘 배지도 않고, 먹을 때 고추가 터지며 간장물이 발사돼서 불편해요. 끝부분만 조금 잘라주었기 때문에 고추씨가 빠져나와 지저분해질 걱정도 없습니다. 

 

 

간장, 물, 설탕, 식초, 네 가지 재료들을 거의 동량으로 넣는다 생각하면 편합니다. 너무 달거나 짠 게 싫으면 물을 좀 더 넉넉하게 넣어주면 되고요. 마침 사과식초가 거의 떨어져서 비싼 유기농 식초까지 꺼내놓았어요. 이 네 가지 재료들 중에 식초와 설탕은 국물이 다 끓고 나서 나중에 넣습니다. 

 

 

간장이랑 물을 넣고 끓입니다. 이건 처음으로 해보는 건데, 여기에 디포리를 넣어보았어요. 디포리가 들어가니 비린맛 잡아주는 생강도 들어갔고요. 생강은 지난번 담가둔 생강청으로 대신했습니다. 

 

 

한소끔 끓자마자 불을 끄고, 설탕이랑 식초를 넣었어요. 매운고추도 추가로 넣어주었고요. 디포리도 우러나라고 그대로 둔 채 뚜껑을 닫아 베란다에서 식혔습니다. 

 

 

전에 그랬듯이, 이번에도 무심코 국물을 식혀서 통에 부었네요. 고추장아찌도 오이장아찌처럼 뜨거울 때 부어야 하는 것인가? 갑자기 머릿속에 물음표가 찍힙니다. 어쨌거나 고추 떠오르지 말라고 접시 하나 덮어둡니다.

 

 

고추장아찌 첫날 / 10일후

국물이 너무 안 올라온 것 같아서 그릇 하나 더 넣었어요. "풍덩~"하면서 국물이 올라오네요. 거의 넘칠 뻔했는데, 예술적으로 피했습니다. ㅎㅎ 몇 스푼 덜어내고 통 뚜껑을 닫아 냉장고에 넣었어요. 

 

그리고 열흘 정도가 지나 다시 뚜껑을 열어보았어요. 중간에 좀 짠 것 같아서 양파를 한 개 잘라서 넣어두었답니다. 국물도 잘 배들었고, 고추랑 양파에서 물이 많이 나와서 간도 제게 딱 맞습니다.  

 

 

고추장아찌

고추장아찌 맛을 봐야겠죠. 디포리도 넣었으니 어떤 맛일까 더욱 궁금했어요. 디포리 넣었다고 비린맛은 안 나는데, 다음번에는 디포리는 안 넣을 것 같아요. 이왕이면 고추장아찌 자체의 맛이 더 잘 우러나도록 더 많은 실험을 해봐야겠네요. 다음번에는 국물도 뜨거울 때 부어보려고요. 

 

김장김치도 있고,  밥도둑 고추장아찌도 한 통 담아뒀으니 한동안 반찬 걱정 덜겠습니다. 익으면 더 맛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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