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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노래.. 음악이야기..

더 널리 알리고픈 쑥대머리

by 비르케 2016. 1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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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은 봄에나 캐서 먹지,

가만히 두면 쑥쑥(?) 자라나

더 이상 먹을 수도 없고 쓸 데도 없게

우거지고 만다.

 

흔히 폐허를 일컬어,

'쑥대밭(쑥밭)이 되었다'고 하는데,

이를 사람의 머리에 빗대,

다듬지 못해 산발이 되어있는 것을 두고

'쑥대머리'라는 이름을 붙였다.

 

춘향가에서 십대의 곱디 고운 춘향이

쑥대머리가 된 때는

변사또의 수청을 거절해

가혹한 벌을 받던 옥중에서이다.  

 

당연히 가사가 슬프고 애절하다.

이도령 소식은 알 수가 없고,

옥에 갇혀 고초를 겪었으니

그 심정이 오죽했을까.

 

얼마 전 어느 예능 프로에서

이 쑥대머리를 부른 이가

유명세를 탔나 보다.

 

 

참 아름다운 목소리다.

 

여기에다, 어쩐지 나는 1990년 전후 

우리 국악을 대중가요와 접목하고자 했던

이들의 이름 또한 거론하고 싶다.

 

김영동, 슬기둥, 김수철 등

내가 아는 이들은 여기까지지만,

이들 이외에도

'국악가요'나 '신민요'라는 장르를

대중가요의 새로운 갈래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사람들이 많았던 걸로 안다.

 

김영동/슬기둥 음반에 수록된 곡들은

어느 곡 하나 빼놓을 수 없이

많은 감동을 주었다.

 

세대는 다를지라도 우리 가락이라서

조금만 시대에 맞게 해석해도

결코 어려운 음악이 아닌 것이다.

 

 

 

 

 

쑥대머리, 귀신같구나.

적막한 감옥방 찬 자리에

생각나는 것은 님 뿐이구나.

보고 싶어, 한양 낭군 보고 싶어.

오리정(五里亭:춘향과 이도령이 이별한 정자)

이별 후에

일장서(편지 한 장)를 못 봤으니..

부모봉양, 글 공부에 겨를이 없어 이러는가

연이신혼(宴爾新婚:새로 연분을 만나 혼인함)

금슬좋게 사느라 나를 잊어버린 것인가

계궁 항아(桂宮恒娥:계궁-달에 있다는 계수나무 궁전,

항아는 달나라에 산다는 미인의 이름)

추월같이 번듯이 솟아서 비추고저. 

막왕막래(莫往莫來:춘향이 서울을 찾아갈 수도 없고 이도령이 오지도 않는 상황) 막혔으니

앵무서 (鸚鵡書:앵무가 사람 말을 따라 하듯, 곧 오는 편지 답장)를

내가 못 봤으니.

 

 

임방울 옹이 부른 '쑥대머리'는

느낌이 또 다르다.

가사도 위의 것보다 더 길다.

 

당연히 위의 슬기둥 연주/강호중 노래는

대중에 맞게 쓰여진 새 노래고,

임방울 옹이 부른 쑥대머리가 원본이다.

 

지금 들어보니 임방울 옹의 노래도 참 좋다.

 

 

 

 

쑥대머리 귀신 형용,

적막 옥방 찬 자리에 생각하느니 임뿐이로다.

보고지고 보고지고 한양 낭군 보고지고,

오리정 이별 후로 일 장 수서(手書)를 못 받았으니,

부모 봉양 글공부에 겨를이 없어서 이러는가,

연이신혼(宴爾新婚) 금실우지(琴瑟友之)

나를 잊고 이러는가.

계궁항아(桂宮姮娥) 추월 같이

번듯이 솟아서 비취고저,

막왕막래(莫往莫來) 막혔으니

앵무서(鸚鵡書)를 어찌보며

전전반측 잠 못 드니

호접몽(蝴蝶夢)을 어이 꿀 수 있나.

손가락에 피를 내어 이 사정을 편지할까,

간장의 썩은 물로 임의 화상을 그려 볼까.

이화일지(梨花一枝) 춘대우(春帶雨)에

내 눈물을 뿌렸으면,

야우문령(夜雨聞鈴) 단장성(斷腸聲)의

빗소리 들어도 임의 생각,

추우오동(秋雨梧桐) 엽락시(葉落時)에

잎만 떨어져도 임의 생각,

녹수부용(綠水芙蓉) 연 캐는 채련녀(採蓮女)와

제롱망채(提籠忘採)에 뽕 따는 여인네들

낭군 생각은 일반이나,

뽕을 따고 연도 캐니 나보다는 좋은 팔자.

옥문 밖을 못 나가고 임을 다시 못 뵈오니,

이 몸이 죽게 되면 무덤 앞에 돋는 나무는

상사목(想思木)이 될 것이요,

무덤 옆에 섰는 돌은 망부석(望夫石)이 될 것이니,

생전 사후 이 원통을 알아 줄 이 뉘 있더란 말이냐,

퍼뜨리고 앉아서 슬피 운다.

 

-- 참조 --

이화일지춘대우(李花一支春待雨)

배꽃 가지가 봄비에 젖어있는 모습

 

야우문령단장성(夜雨聞鈴斷腸聲)

밤에 내리는 빗방울 소리에 창자가 끊어지는 듯함

 

추우오동엽락시(秋雨梧桐葉落時)

가을비에 오동나무 잎이 떨어지는 때

 

녹수부용 (綠水芙蓉)

연꽃이 피어있는 푸른 물

 

제롱망채엽 (提籠忘採葉)

바구니를 든 채 뽕잎 따는 것도 잊고 멍하니 넋놓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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