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은 사람을 만나기 편하고 시간을 때우기도 좋은 곳이다. 그런데 요새 서점에 가면 낯선 풍경과 마주하게 된다. 맘껏 펼쳐볼 수 있던 책들이 열지 못하도록 비닐로 꽁꽁 랩핑되어 있는 것이다. 큰서점에 가면 그래도 괜찮지 않을까 기대하며 교보문고에 들렀다.
서점 낯선 풍경.. 랩핑된 책들..
얼마 전, 집 주변 소규모 서점에 들렀다가 낯선 광경을 보게 됐다. 순간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예전부터 랩핑이 되어 있던 어린이용 서적들 말고도 대부분의 책들이 사진에서 처럼 비닐로 꽁꽁 싸여 있었던 것이다.
그날 서점의 낯선 풍경은 나를 꽤나 놀래켰던지, 나중에 더 큰 서점에 가면 그곳은 어떤지 꼭 확인해보고 싶었다. 이번에 잠실에 볼일이 생겨 나갔던 길에 교보문고가 가까이 있길래 들러보았다.
잠실역 7번 출구 쪽으로 계단을 내려왔는데 코로나 때문에 건물 입구로 바로 진입하지 못하게 차단막이 가로놓여 있어서 지하로 내려가 사람들에게 물어보았다. 계단 위로 아까의 입구 왼쪽에 보면 애슐리가 있는데, 그쪽 출입문으로 들어가도 되고, 가장 편한 건 8번 출구 쪽을 찾아가면 바로 교보문고와 연결된다.
교보문고 잠실점에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책을 보고 있었다. 편하게 볼 수 있도록 놓여 있는 책들 중에는 예전에 비해 랩핑되어 있는 책들이 꽤 보인다. 코로나 시국이고 다른 서점들도 운영이 힘든 마당에 교보문고라고 해서 사정이 아주 좋기만 할 리 없다. ▶관련글: 반디앤루니스 센트럴시티점이 있던 자리 & 클림트
말이 필요 없는 올해 최고의 화제작 중 하나, 마이클 샌델의 '공정하다는 착각'과 특별 한정판으로 블랙 케이스에 담겨 출간된 '책은 도끼다' 이 두 책에 특히 눈길이 갔다. 베스트셀러들도 역시나 견본 한 권씩을 제외하고는 랩핑이 되어 있다.
인문학 계통에 인지도 있는 동서양 철학사상집 '한길 그레이트북스'도 빠진 부분은 그대로 두고 채워지지 않은 채 랩핑된 모습으로 꽂혀 있다. 좋은 책이라는 평은 예전부터 익히 들어서 알고 있지만, 아직 한 번도 열어보지 못했다. 맘대로 보도록 놓여 있을 때 맘껏 좀 볼 걸 그랬단 생각이 뒤늦게야 들었다.
현재 이 전집은 올해 10월까지 178권이 출간됐다. 요새 같은 세상에 이렇게 묵직한 내용의 서적들을 오랜 세월 공들여 꾸준히 발간할 수 있다는 것이 참 대단한 열정으로 보인다. 그리고 아직도 이런 책들을 아껴주는 사람들에게도 경외감이 든다.
세월 따라 오프라인 서점의 풍경도 달라져간다. 종이책의 종말은 오래전부터 예견되어 있었지만 모든 변화들이 코로나로 인해 더 빨리 당겨지고 있으니 이제는 그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를 할 때가 됐다. 서점들의 변해가는 풍경은 안타깝지만, 책냄새 맘껏 맡을 수 있는 이런 공간들이 더 오래 버틸 수 있도록 이해하고 아껴주는 마음도 필요할 것 같다. 그럼에도 이 공간을 사랑하는 사람들로 인해 종이책 세상은 쉽게 저물지 않을거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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