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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 투자, 꼼꼼히 살펴보고 고민해야 하는 이유

by 비르케 2021.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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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관련 규제가 이어지다 보니 전에는 듣도보지도 못했던 형태의 투자처가 우후죽순 생겨난다. 아파트가 오르니 오피스텔 오르고, 생활형 숙박시설을 거쳐 지식산업센터까지 완판 행렬에 프리미엄이 붙고 있다. 최근 라이브 오피스란 게 있길래 구경을 다녀왔다.

 

오피스 투자, 꼼꼼히 살펴보고 고민해야 하는 이유

 

라이브 오피스는 지식산업센터(흔히 '지산'으로 불린다) 안에 있는 오피스들을 오피스텔처럼 꾸며놓은 '거주가 가능한 사무실'을 뜻한다. 오피스텔을 닮은 오피스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오피스텔이 아파트를 닮아가니, 오피스는 오피스텔을 닮아간다. 

 

이번에 보게 된 라이브 오피스는 오피스텔과 다른 점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사무 공간인데도 모델하우스에는 샤워실과 화장실, 싱크대 같은 설비가 모두 갖춰져 있다. 1~2인 창업자에게 이런 형태의 공간은 제법 인기가 있을 것도 같았다.

 

주택 관련 대출 규제는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거센 반면에, 이런 곳에서는 70% 대출이 우스울 정도였다. 현장에 계신 분은 심지어 90%까지 나올 수 있는 방법도 알려주신다. 법인 사업자에게만 임대 가능한 시설이지만 이 부분까지 한방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다. 

 

화폐는 알고 보면 종이 쪼가리인데 이 종이 쪼가리들이 너무 남발된 시점이라 실물을 잡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수밖에 없고, 더군다나 부동산은 남의 돈을 지렛대 삼아야 돈을 버는 구조다 보니 최대한의 대출이 가능한 곳과 규제에서 자유로운 곳으로 몰리기 마련이다.

 

 

 

원래 오피스에는 샤워실이나 화장실, 취사 설비 등을 할 수 없다. 그런데도 이런 공간들이 마련되어 있고, 천정형 에어컨과 붙박이 냉장고도 설치되어 있었다. 다만 세탁기는 없었는데, 상담사는 그 또한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니 걱정하지 말라며 말을 아꼈다. 그 말은 많은 걸 의미했다. 지역에 따라 다소 완화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덕션 자리에 놓여 있는 검정색 나무판

그렇지만 법의 허점을 이용한 이런 시설들은 추후에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가장 문제가 될 수 있는 '바닥 난방'은 처음부터 아예 피해 갔으니 차치하고, 모델하우스에서조차 인덕션이 설치가 안 되어 있는 걸 보면 취사시설이나 세탁기 연결 등은 준공 후 입주한 사업체가 요령껏 챙길 수밖에 없는 부분들이 아닌가 싶다.  준공 후에 이런 부분들을 가가호호 일일이 확인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신규 분양 오피스의 실체는?

내가 본 6~7평짜리 오피스는 불과 3~4년 전에 '섹션 오피스'라는 이름으로 분양하던 공간들이다. 하나의 섹션을 쓰기에는 너무 작다 보니 원하는 만큼 섹션별로 묶어 분양이 됐었다. 예전에 받아 보관만 하고 있던 평면도 중 하나인데, 오피스를 본 적이 없어 이해가 안 되시는 분들은 아래 사진을 보면 이해가 쉬울 것 같다. 

 

여섯개의 섹션 오피스를 터서 하나로 만든 사무실

이런 식으로 섹션을 합쳐서 사무실을 만든다. 임의로 세운 벽을 없애고, 분양받은 만큼 공간을 터서 사용하는 거라 벽체도 경량이 될 확률이 크다. 그나마 엘리베이터 앞에 있는 오피스들은 나중에 매매나 임차도 더 쉽겠지만, 구석에 있거나 사무실 간에 끼어 있는 하나 짜리 섹션은 임자를 만나기가 더 어려울 수 있다. 그러므로 꼭 오피스를 골라야 하는 경우에도 그런 점에 유의해 선택해야 한다. 

 

상담사는 지산 전체에 관한 이야기보다 개개의 오피스에 대해서만 설명했다. 6~7평인데 실평수는 10평 정도나 돼서 쓸만하다는 데 주로 초점을 맞췄다. 아무리 10평이라도 잠만 자는 용도가 아니기에 수요층은 제한될 수밖에 없을 거라 생각된다. 

 

아파트에 비해 고려해야 할 부분들도 많다. 이번에 방문한 지산의 경우에는 바로 앞에 존치 건물이 있다. 그런데 견본이나 설명서에는 이런 부분들이 전혀 나오지 않는다. 분양사무실이 현장과 다른 곳에 있으니 직접 가보지 않고서는 그렇게 높은 존치 건물이 바싹 붙어 존재한다는 점을 간과하기 쉽다. 남향만 보고 골랐다가는 정말 큰일 날 수 있다. 

 

 

 

예전에 뭘 좀 하겠다고 지산에 대해 한참 알아본 경험 때문에 이번에도 구경 삼아 가보게 됐는데, 생각보다 너무 비싸서 놀랐다. 지산은 땅값 저렴한 산업단지에 조성되기 때문에 싼 게 메리트인데, 평당 2천~3천 만 원이라니 할 말이 없었다. 2억 원가량의  오피스를 팔면서 2천만 원만 있으면 된다 홍보를 하니 어쩌면 그 부분부터가 참 위험하단 느낌이 들었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주택규제로 인한 대안 투자처인 만큼 추후에 규제가 완화되는 시점이 오면 오피스는 분명히 문제에 봉착할 수 있다. 또 이 정도 분양가에 수익성이 받쳐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그럼에도 웬만한 도시들마다 무섭게 올라가는 지산을 보며 또 다른 부분도 생각하게 된다. 아무도 코로나를 예측하지 못했던 것처럼 앞으로의 세상은 지금과는 또 다른 형태의 비전을 보여줄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그것이 기회가 될 것이라는 막연한 느낌이 이번 방문의 수확이라면 작은 수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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