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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노래.. 음악이야기..

슈베르트 겨울나그네 1 - 사랑을 떠나 방랑의 길로..

by 비르케 2018.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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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곳으로 흘러들어와 다시 낯설게 떠나가네"

슈베르트(Franz Schubert) 겨울나그네(Die Winterreise)의 시작은 이러하다.

 

방랑자라고 해야 할까, 떠돌이 청년은 낯선 도시에서 한 여인을 알게 되었고, 아름다운 5월의 연애는 그들의 사랑을 더욱 빛나게 해주었다. 여인은 그에게 사랑을 속삭였고, 그녀의 어머니는 두 사람의 혼인을 거론한다. 


그런데 이제 눈 앞이 아득하고 세상이 온통 눈 속에 파묻혀버린 듯 하다. 그 사랑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청년은 깊은 밤, 잠든 연인의 문 앞에 "Gute Nacht! (밤인사: 구테 나흐트)"란 인사를 남기고 다시 정처없는 길을 떠난다.




첫곡 . Gute Nacht (안녕히)


 


겨울나그네의 첫 곡 'Gute Nacht'는

연인을 잃은 청년이 결국 

먼 길을 떠나는 데서 시작된다.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다른 이의 청혼을 받아들인 그녀..


 

벌써 오래 전 "사랑은 이동하는 거야."

라는 카피 문구 하나로 시선을 끈

통신사 광고가 있었다.

그 유명한 카피 한 줄과 비슷한 대목이

이 곡에도 가사로 들어가 있다.




 

- 풍향계 -

 


슈베르트의 연가곡집, 

겨울나그네의 첫번째 곡, 

Gute Nacht는

이렇게 막을 내린다.



 

다시 방랑의 길에 나선 청년은,

 연인의 집 앞에서 풍향계를 보게 된다.



 

두 번째 곡. Die Wetterfahne(풍향계)

 


바람이 마치 연인의 집 풍향계를

가지고 노는 듯 하다.

 

그리고 그 풍향계는 다시 

도망자 같은 신세의 딱한 자신을

맘껏 조롱하고 있는 듯 하다.

 

피아노 반주를 들으면 아마도

풍향계가 바람에 마구 돌아가는,

그런 광경이 충분히 그려질 것이다.

 

청년은 여기서 또 다른 망상에 젖는다.

바람에 내맡겨진 채 돌아가면서

자신을 조롱하는 풍향계는

그토록 사랑했던 연인으로,

풍향계를 돌리고 있는 바람은

자신을 비웃는 청혼자로,

 

두 사람이 청년의 고통을 보며

맘껏 조소하고 있는 듯 하다.

"아프니?" 하면서.


 

세 번째 곡. Gefror'ne Tränen(얼어붙은 눈물)

 


차갑게 흘러내리는 눈물에,

"나 지금 우는 거야?"하는 청년,

차가운 겨울 공기에 눈물마저도

얼어붙는 듯 하다.

 

"뜨거운 속에서 나온 눈물이

어쩜 이리도 차가울 수 있을?"

 

맘 같아선 뜨거운 가슴에서 우러난 눈물로

차가운 세상을 다 녹여버릴 것만 같은데,

청년의 눈물은 그저 미적지근하게 흘러,

얼음방울이 되어 떨어져 나간다.


 

▽              

 


슈베르트 겨울나그네에서 방랑자의 겨울 여행은 이렇게 시작된다. 연가곡집의 제목인 겨울나그네는 원제가 ' Die Winterreise (겨울여행) ' 이다. 독일에서 여행을 가리키는 단어는 두 가지 인데, 그 중 '(Die) Reise'는 잠깐 다녀오는 여행이 아니라 꽤 오랜 기간, 어쩌면 기약이 없는 여행의 경우에 사용한다. 더군다나 겨울 날씨가 최악인 독일의 겨울날 여행이라... 상상만으로도 얼어붙는다. 그러므로 제목만 보아도, 기약 없이 험난한 겨울여행임을 알 수 있다.

 

기회가 되면 전체 24곡 중 몇 곡을 더 포스팅 할 생각이다.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Dietrich Fischer-Dieskau)버전으로 아주 오랜 기간 동안 애청하던 곡들이기에, 몇 곡 더 올려보고 싶은 개인적인 욕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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