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에서는 신문광고를 통해 애인을 찾는 일이 그리 낯설지 않다. 그곳에서 찾는 파트너의 이상형은, 예쁘고 친절하며 명랑하고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 등이다. 신문을 통해 결혼할 사람을 찾기는 어려울 듯한데, 그래도 개중에는 결혼까지 하는 사람들도 있다.
신문광고로 애인 찾는 시대
이성친구든 애인이든 찾을 때 잘생기거나 예쁘고 친절함이 최우선 항목일 것 같지만, 나이가 지긋한 사람들의 이상형은 좀 다르다. 남성들의 경우 자신보다 나이가 어리거나 젊어 보이는 여성을 찾는다. 또 딸린 식구가 없기를 바란다. 장애가 없을 것, 그리고 재정적인 문제도 없어야 한다는 문구들이 눈에 띈다.
여성이 원하는 남성은 소탈하고 부드럽고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 등 좀더 이상적이다. 어떤 여성은 위험하게도, 자신은 집과 차도 소유하고 있다고 밝히기까지 한다. 진짜인지 아닌지는 물론 알 수 없다.
외로운 사람들의 경우 서로 의지하며 살고자 절실한 마음으로 광고를 올리기기도 한다. 결혼이든 일회성 만남이든 두 사람 간에 마음이 일치되면 좋은데, 맺고 끊음이 확실할 것 같은 서구 사회에서도 가끔은 일방적으로 들이대는 만남이 있어서 간혹 기사화가 되곤 한다.
집주인이 없는데 예전 사귀던 파트너가 버젓이 그 집에 들어가 TV를 시청하다가 체포되고, 더 웃긴 경우는 굴뚝으로 침입한 자를 잡고 보니 예전에 동거하던 여성이었던 경우도 있었다. 그런 이유로 사귀던 사람과의 청산을 위해 집을 아예 옮기는 케이스도 비일비재하다. 현실은 영화처럼 쿨하게 헤어지지만은 못하는 것 같다.
우리나라 사례 : 돈때문에 구인광고 통해 70대 남성과 결혼한 50대 여성
우리의 일반적인 사고로는 신문광고를 통해 애인을 찾는다는 일이 참 허무맹랑하게 보인다. 그러나 실제 우리나라에도 이런 광고가 있긴 있나 보다. 최근 50대 여성이 동거 중이던 70대 남성을 잔혹하게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는데, 그 두 사람의 경우가 그렇게 만난 사이였다.
70대인 피해자가 먼저 생활정보지 구인란을 통해 함께 살 여성을 구했고, 이를 보고 찾아온 가해자와 동거를 시작했다고 한다. 두 사람은 혼인 신고까지 하며 잘 사는 듯 했으나, 3개월 만에 참혹한 결말을 맞았다. 가해자는 집에서 당장 나가라는 피해자의 말에 격분해 1억 원을 조건으로 내걸었다가, 이를 거절 당하자 끔찍한 짓을 저질렀다 한다.
해외에서 여성을 배우자감으로 사오기도 하는 마당에, 생활정보지 구인란에 파트너를 구한다는 광고 정도는 어쩌면 놀라운 일이 아닐 수도 있다. 그가 그녀를 찾고, 그녀가 그를 찾는 일, 결코 어린 나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광고 속 그들은 수줍은 소년 소녀 같다.
이상과 실제가 다름을 70대 노인이 몰랐을 리 없다. 그 나이에 무슨 영화를 보려고 생활정보지에서 같이 살 사람을 구한 것도 아닐 텐데, 아마도 뼛속까지 저며오는 혼자만의 외로운 삶이 꽤 고단했던 탓일 거라 생각된다. 외로움에 사그라져 가는 사회의 그늘이 우리 곁에 참 많아진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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