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80 그때 그시절로 잠시 과거 여행을 다녀올 수 있는 작은 공간이 하남 역사박물관에 마련되어 있다. 지난번에는 국민학교와 옛날 교복을 포스팅 한 바 있다. 오늘은 그때 당시 풍경을 옮겨보려 한다.
7080 그때 그시절 번화가의 모습이다. 정장을 입은 여성들이 보인다. 뭔가를 홍보중인지 어깨띠를 두른 모습이다. 양품점도 눈에 띈다. 양품점은 서양에서 들어온 물건들을 팔던 여성들만의 핫플레이스였다.
1987년 12월 3일에는 중부고속도로가 개통되었다. 올림픽이 있기 한 해 전이다. 그 옆으로 노을을 배경으로 팔당대교가 한창 공사중인 사진도 있다. 팔당대교는 두 번이나 재시공되는 등 우여곡절 끝에 1995년에 완공되었다. 지금은 교통 체증 때문에 바로 옆으로 제2 팔당대교를 건설하고 있는 중이다.
1972년도 팔당댐 공사 모습도 사진을 통해 볼 수 있다. 서울을 벗어나면 한강 건너는 다리도 띄엄띄엄 있기 때문에, 몇년전부터는 일반 차들이 주말이라도 팔당댐 관리교를 지날 수 있도록 허용해 주고 있다. 주말 팔당댐 관리교 통행 시간은 금요일 18:00~ 일요일 24:00이다.
하남시청과 의회청사 준공 및 이전식 모습이다. 그리고 옆에는 그 시절 현수막도 보인다. 그때는 표현이 참 적나라했다. "좌경세력 척결 궐기대회"라는 으스스한 문구 아래, "○○연맹 하남시 광주군지부"라고 되어 있다. 1989년에는 경기도 광주가 시가 아니라 군이었나 보다.
예전 한강의 모습이 담긴 사진 속에는 나룻배가 떠 있다. 지금은 강변에 내려갈 수 없게 되어 있는데, 저때는 배도 띄웠나 보다. 오른쪽에는 동대문 가는 대우 버스도 보인다. 털털거리던 저 버스 소리가 아직도 귀에 쟁쟁하다. 요새 버스들은 정말 조용한 편이다. 이제는 CNG천연가스 버스를 지나, 수소버스 시대로 접어들고 있지 않은가.
하남 역사박물관에 전시된 사진들을 보고 안으로 들어가면, "때려잡자 공산당 신고하자 고정간첩"이란 표어가 붙어 있는 7080 그때 그시절의 세계로 접어든다.
다이얼이 달린 빨간 전화기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이제는 사라진 공중전화다. 위쪽에 동전을 넣고 다이얼에 검지를 끼워 넣은 다음 시계 방향으로 돌려 전화를 걸었다. 상대방이 전화를 받으면 동전이 삼켜지는 소리가 들렸다. 상대방이 부재중이거나 다른 사람과 통화중이라 통화가 안 되면 저기 네모난 구멍으로 동전이 다시 나온다. 가끔은 통화가 안 됐는데도 동전을 삼켜버리는 경우도 있었다.
여느 가정집의 모습도 보인다. 어느 집에나 있던 괘종시계가 매 시마다 종을 쳤다. 드르륵 하는 문이 달린 완소 흑백텔레비전과, 당시 주부들의 로망이었던 철제 미싱 등이 있고, 좌식 책상에는 옛날 중고생 가방과 라디오가 책과 함께 있다. 저녁인 듯 창문에 해가 지고 있고, 자다가 목마를 때 마실 자리끼도 미리 가져다 놓았다.
연탄불 부엌.. 연탄불 꺼뜨리면 옆집으로 뛰어가 시뻘건 연탄을 빌려오거나, 번개탄 사러 점방에 부지기수로 다녔던 기억이 난다. 시멘트로 만들어진 연탄 부뚜막은 언제나 따뜻했다. 쌀이 담긴 쌀독도 보이고, 김치 버무리고 나물 무칠 양철로 된 그릇들도 있다.
그때 그시절 분위기를 내기 위해 연출한 찌그러진 주전자도 선반에 얹혀 있다. 실제로 양은 소재는 저렇게 잘 찌그러진다. 떨어뜨리면 바로다. 그래도 우리집은 저런 선반에 올리지는 않았던 것 같다. 찬장이 있어서, 찬장에 온갖 것이 다 들어갔다. 예전 밥그릇들은 참 컸다. 밥이 낙이었던 때였다.
추억여행은 여기까지다. 서울에 있는 민속박물관 규모는 아니므로 여기까지가 다라서 아쉬운 감이 있다.
7080 그때 그시절 공간을 제외하면 하남 역사박물관은 한강 유역의 옛 유물들 위주로 전시되어 있다. 석기시대였나 청동기였나, 시대와 시대가 연결되는 부분에서 길을 잃고 잠시 어디로 가야 할지 헤맸다. 자세히 봐야 보인다. 문이 있다. 그 문이 열리면 다음 세상으로 넘어간다.
안내해주시는 분께 물으니 리모컨으로 열어주셨다. 원래는 하남 역사박물관 모바일 앱을 다운로드한 후 증강현실(AR)을 이용해 박물관과 이성산성을 연결하는 실감 콘텐츠 체험 공간이라 한다. 어린 학생들에게 즐거운 체험공간이 될 것 같다.
하남 역사박물관 관람시간 09:00~18:00(17시 까지 입장)
휴관일: 1월 1일, 매주 월요일
관람료: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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