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루고 미루던 임플란트 치료를 받았다. 3년 전쯤에도 치과 의사샘으로부터 임플란트 권유를 받았던 적이 있는 치아다. 겉보기에는 멀쩡한데 뿌리 끝부분만 썩은 거라서, 그때는 내 치아를 끝까지 써볼 생각으로 염증치료만 받고 말았다. 입 안에다 나사를 박는 일은 최대한 미루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다가 작년에 치통이 재발해서 치과를 또 찾았다. 이번에는 다른 치과다. 여기서도 임플란트 이야기가 다시 나왔다. 그런데 환자인 나를 설득하는 게 지난번과 달랐다.
썩은이 방치, 어떤 결과?
지난번 치과 의사샘은 치아의 끝부분이 많이 썩었으니 발치하고 임플란트를 해야 한다고만 이야기했다. 그런데 이번 의사샘은 치아 끝부분이 썩은 게 왜 문제가 되는지를 설명했다.
치아가 썩은 걸 방치하면 잇몸뼈까지 녹게 되고, 그 잇몸뼈 아래로는 신경이 지나고 있기 때문에 결국 신경 손상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내 치아는 뿌리 염증으로 인해 이미 잇몸뼈가 많이 녹아있는 상태라는 설명도 함께 해주었다. 그제서야 충치를 제거했다. 여기까지가 작년에 있었던 일이다.
임플란트 뼈이식
손상된 잇몸뼈가 차오를 때까지 몇 달 더 기다린 끝에 이번에 다시 치과를 방문하게 되었다. 잇몸뼈가 어느 정도 찼는지 살핀 후 임플란트 식립에 들어갔다. 내 경우에는 잇몸뼈가 손상되었기 때문에 뼈이식부터 해야 했다. 작년에 발치를 한 후 몇 달이 지났으니 잇몸뼈가 차오르긴 했지만, 뼈가 100% 재생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인공으로 뼈이식을 하고 나서 임플란트 식립에 들어간다. 나무 심을 화분에 흙이 충분하지 않으니 흙을 보충해주는 원리와 같다.
최근에는 자가치아 뼈이식도 한다. 발치한 치아를 버리지 않고 '한국 치아 은행'이라는 곳으로 보내서 파우더 형태로 만든 다음 임플란트 뼈이식에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본인의 치아를 이용한 뼈이식이기 때문에 타 이식재에 비해 감염 위험도 적고 더 튼튼하며 치유능력도 더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
임플란트 식립
처음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바로 발치를 하고 임플란트를 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염증을 방치한 나머지 뼈이식까지 하게 되었다. 마취주사를 이곳저곳 서너 대 맞고 대기했다. 마취주사를 맞을 때면 손뿐 아니라 심장까지, 몸에 약한 떨림이 느껴지곤 한다. 간호사에게 물어보니 자신도 그렇다 한다. 처음으로 임플란트를 하니 무서워서 떨고 마취제 때문에도 떨리나 했는데, 시간이 지나니 금세 마음이 차분해진다. 마취의 끝은 안정인 것인지..
마취주사 덕분에 하나도 아프지 않게 식립을 마치고 잇몸을 꿰맸다. 한 마디로 모종을 심었다고 이해하면 될까, 잇몸에 임플란트 몸통 부분만 식립 한 다음 잇몸을 다시 봉합했다. 그 속에서 임플란트 몸통 부분과 잇몸뼈가 잘 달라붙어야 한다. 이와 잇몸처럼. 모종은 알아서 쑥쑥 자라겠지만 임플란트는 자라는 게 아니니 그 위에 음식물 조작을 위한 뚜껑 부분을 연결해야 하는데, 잇몸뼈가 다 완성될 때까지 음식을 씹는 등 자극을 주면 안 되니 잇몸 상태로 봉합만 해두는가 싶다.
그 상태로 다시 5개월 정도를 더 기다려야 한다. 잇몸뼈 소실 부분이 컸기 때문에 재생된 잇몸도 튼튼한 편이 아니라 남들보다 더 오래걸리는 거라 한다. 보통은 식립하고 3개월 정도만 기다리면 되나 보다.
수술 시간이 10~15분 걸린다고 했었는데 어쩌다 보니 시간이 더 걸렸다. 얼얼한 볼에 솜까지 물고 있으니 뭔지 모를 속상함 같은 게 느껴지는데, 고맙게도 창구에서 죽 교환권을 주었다. 상처 받은 내 마음을 달래주는 것 같은 따뜻한 죽이다.
입 안에 있는 임플란트가 정확히 어떤 것이지는 알아야 할 것 같다. 병원에서 거즈랑 아이스팩 등과 함께 정품 인증서도 챙겨주었다. 인증서 왼쪽에는 임플란트 제품 모델, 아래 스티커는 잇몸을 감싸주는 뭐라고 했는데 그세 잊어버렸다. 오른쪽은 자가치아 뼈이식재 관련 인증서다.
양치를 잘한다고 해도 나이가 들어갈수록 잇몸 때문에 건강한 치아 유지가 어렵다. 양치질 외에도 리스테린과 치실을 생활화하려고 한다. 임플란트는 부디 여기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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