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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엽서에서 보는 시, '빗물 같은 정을 주리라'
여름날의 소나기처럼 갑자기 비가 쏟아졌다.
문득 앨범 속에 있던
오래된 이 엽서가 떠올랐다.
이런 엽서를 아직 기억하는 이가 있을까.
20세기 말,
더 정확히는 1980년대
한창 이런 스타일의 엽서가 인기 있던 때가 있었다.
넓은 헤어 밴드에다가
벌키한 점퍼 스타일만 봐도
이 엽서가 어딘가에서
묵은 먼지를 털어내며 나왔다는 건
금세 눈치챌 수 있다.
낯선 곳에 가게 되면
우선 엽서부터 사서
친구에게, 가족에게 띄우곤 했던 때였다.
이 엽서를 버리지 않았던 이유는,
저 구절 때문이었다.
"엇갈리어 얼굴 반쯤 봐버린 사람아"
"요샌 참 너무 많이 네 생각이 난다"
아까 보던 영화의 한 장면인데,
행길에서 저렇게 스치던 인연도
곧 만남으로 이어진다.
엇갈리어 얼굴 반쯤 봐버린 사람,
그가 추억 속에 잊혀지지 않는 사람이라면
오늘처럼 비 오는 날
더 많이 생각이 날 것 같다.
이 시의 제목은
'빗물 같은 정을 주리라'
김남조 시인의 시다.
엽서도, 시도 그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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