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보다 운전면허 따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방학을 맞은 대딩 아들의 올해 목표 중 하나, 바로 운전면허 따기다. 일단 집에서 가까운 운전전문학원을 몇 군데 알아봤는데 수강료는 들쭉날쭉, 그나마 집까지 픽업을 오는 학원만 고르다 보니 선택의 여지도 없이 딱 한 군데가 들어왔다.
수강료가 생각보다 비싸다. 여러 학원에 전화 상담을 하면서 수강료에 대해선 어느 정도 들은 바가 있지만, 나로선 그 비용이 당연히 날마다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학과교육 (3시간)기능교육 2일 (4시간)
도로주행 3일 (6시간)
상담하는 분이 낙서를 하는 바람에 사진이 어지럽지만, 일단 여기까지만 해도 운전면허를 따기 위한 비용이 70만원이 넘어간다. 거기에다 필기시험 접수비, 신체검사비, 연습면허증 제작비 등이 더 붙는다. 물론 모든 과정이 한 번 만에 다 패스했을 경우다. 떨어지면 그때마다 또 비용이 추가된다. 비싼 건 그렇다 치고, 이 정도 수강료에 시간 또한 턱없이 부족하다.
'이 불볕더위에 집까지 픽업이 아니고서야...' 하면서 아들과 함께 집 근처 학원에 상담을 갔던 나로서는 순간 혼돈스러웠다. 내가 운전면허를 따던 때는 필기든 실기든 거의 날마다 학원에 다녔건만, 필기시험은 그렇다 치고, 기능 2일, 도로주행 3일 만에 시험이라니, 그게 가능할까 싶었다.
날마다 학원을 다니고도 운전면허 기능시험에서 여러 번 쓴 고배를 마신 경험이 내게는 있다. 20년도 더 지난 이야기니 지금과는 많이 다르지만, 그때는 직장인들도 운전면허를 따기 위해 새벽반이나 저녁반에 등록해 거의 매일 학원에 다니곤 했다. 당시에는 필기든 기능이든 운전면허시험장에서만 시험이 가능했고, 차도 오토가 아닌 수동 기어에, 거의 폐차 수준의 시험용 차들이 멀쩡한 차들과 뒤섞여 있었다. '르망'이었던 걸로 기억되는데, 그 차가 걸리면 거의 불합격이었다. 기어 방식이 다른 차들과 달랐기 때문이다. 그 차만 유독 기어를 뽑아서 밀고 당기는 방식인데다 여자들에게는 다른 차들보다 운전석 공간이 많이 불편했다.
나도 버벅거렸지만, 그때는 지금 내 또래 엄마들의 실수가 왜 그리 우스웠는지, "출발하세요!" 하는 안내 멘트와 초록 신호에도 움직이지 못 하고 못 박힌 듯 있다가, 다시 들리는 "출발하세요!"에 1단 기어도 안 넣고 '웽~'하는 굉음을 울리다 결국 실격되곤 하던 모습들에 웃다가, 그분들이 눈물을 찍어내릴 때면 반대로 또 안타깝기도 하다가... 그랬었다.
필기시험 준비물: 여권사진 4장, 신분증, 신체검사비와 인지대
필기시험은 운전학원에서 자체적으로 못 보고 아직도 가까운 면허시험장에서만 가능하다. 필기시험에 합격하면 다음으로 기능교육을 접수하고, 오래 기다릴 필요 없이 며칠 만에 바로 기능시험을 치른다. 기능 교육과 시험, 도로주행 교육과 시험은 모두 운전학원에서 실시된다. 처음 운전대를 잡은 이들에게 4시간 뿐인 기능 교육은 확실히 부족해 보인다. 상담하던 분은 빨간 볼펜으로 표시까지 해가며 8시간 교육을 추천했지만 8시간도 부족해 보이긴 마찬가지라서 일단 4시간으로 하고 하루 20분 정도씩 직접 차 없는 곳으로 데려가 기능 연습을 도와주었다.
기능시험 합격 후에는 도로주행 시험 접수를 하고 도로주행 교육을 받는다. 아들이 다닌 학원의 시험 구간은 A/ B/ C/ D 총 네 구간으로, 시험도 그 네 군데 코스 중 하나로 본다. 수험자들로 하여금 길을 익히게 하기 위해 유튜브에 각 코스별 시험 상황이 올려져 있어서, 지도를 보며 코스를 익힌 후 시험 구간을 직접 돌며 연습했다. 기능시험 합격 후 연습면허증이 발급된 상태에서 보조석에 운전면허 소지자가 앉아있을 때라야 운전 연습이 가능하다. 주행 시험은 대략 15분 정도 코스다.
아들의 운전면허 따기 계획은 채 한 달도 안 걸려 실현되었다. 운전면허 따기, 누군가에게는 더 어렵고 누군가에게는 더 쉽기도 하겠지만, 객관적으로 볼 때 여전히 많이 쉬워 보인다. 예전 면허 따던 때와 비교도 안 될 만큼 쉬워진 데는, 자체 학원에서 시험이 가능해진 이유가 큰 것 같다.
운전면허 따기 만큼이나 중요한 일, 바로 "계속 운전"하는 일이다. 면허를 따고 바로 운전을 안 하면 모든 것이 허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흔히 말하는 '장롱면허'가 될 수 있다. 특히나 요즘에는 속성으로 너무 빨리 따기 때문에 운전 모드는 필히 지속되어야 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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