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처음으로 풍선을 불던 때의 감격을 기억하십니까? 순간순간이 다른 아이들이다 보니, 부모에게 늘 '불어달라' 부탁하곤 하던 풍선을, 어느 날엔가는 스스로 불 수 있게 되지요. 그때의 기쁨이란 그 어떤 것보다도 커 보입니다. 풍선껌을 처음으로 불 수 있게 된 날에도, 풍선을 불게 된 그 날 만큼이나 무한한 환희가 아이들의 얼굴에 떠오르곤 합니다.
지난 여름 어느 날, 풍선껌을 입에 넣고 풍선을 부는 저를 보더니, 작은애가 자기도 불고 싶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방법을 애써 가르쳐 주었지만, 아이는 늘 입 가장자리 부분으로 빠져나가는 공기때문에 번번이 풍선 부는 일을 실패하곤 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풍선을 붐과 동시에 아이의 손가락 두개를 입 가장자리에 갖다 대고, 옆으로 빠져나가는 공기를 꽉 막게 가르쳐 보았습니다. 그러자 아이는 처음으로 '훅~'하니 풍선을 불었습니다. 좋아서 하늘에라도 오를 듯 기뻐하더군요. 한동안 그렇게 연습을 하는가 싶더니만, 얼마전부터는 빠져나가는 공기를 손가락으로 굳이 누르지 않고도 혼자서 풍선을 척척 불기 시작했습니다.
어릴 적 처음으로 풍선껌을 불던 기억을 떠올리니, 제 기억의 저편에도 제 아이와 같은 기쁨이 있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때의 풍선껌은 껌 사이즈만한 만화도 함께 들어 있어서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던, 결코 흔했다고는 말할 수 없는 귀한 먹거리였지요.
아이들이 풍선 부는 일에 재미를 느낀 이래 자주 사게 되는 풍선껌입니다. '후바부바'란 이름으로, 다섯가지 정도의 서로 다른 맛의 제품들이 나옵니다. 원래 '후바부바'는 껌 생산회사로 최대 규모인 미국의 '리글리(Wrigley)' 제품입니다. 리글리의 다른 제품들과 함께 세계에 널리 퍼져 있으며, 각 나라마다 조금씩 다른 '후바부바'가 판매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물통 모양의 분홍색 통에 든 '버블적(Bubble Jug) 열대과일맛' 후바부바를 가장 흔하게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독일에 오기 전, 수퍼에 갈 때마다 입구에 자리 잡은 채로 아이들의 관심을 맨 먼저 끌곤 하던 게 바로 그 제품이었는데, 당시에는 제 아이들이 가끔 껌을 삼키곤 하던 어린 나이라, 가루형인 그 제품은 거의 사 주지 않았습니다. 물론 수입제품 파는 곳에서는 위 사진에 있는 '버블 테이프'도 파는 것 같기는 하더군요. 독일에서는 '버블 테이프'를 비롯, 네 가지 '후바부바' 제품이 판매중입니다.
▲ 독일에서 판매중인 후바부바 제품들
예전 제가 어렸을 적에도 이런 모양의 껌을 본 적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어쨌거나 친숙하게는 여겨지는 모양새입니다.
이제 갓 풍선껌으로 풍선 부는 법을 터득한 아이들, 한동안 풍선을 불었다 깨물었다 하더니, 종국에는 턱이 아파 잠깐 휴식기를 가지는 중입니다.
풍선껌이 조금만 더 유연하다면 좋을 텐데, 일반 껌보다 훨씬 딱딱하니 그것이 문제입니다. ^^
▶관련글
다 다 다(Da Da Da)와 펩시콜라
할머니라는 한마디에 나도 모르게 집어든 케잌
지난 겨울의 정취를 되살리는 '렙쿠헨'
'칼럼.. 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드라마의 홍수 시대, 드라마가 가야할 길 (0) | 2016.07.14 |
---|---|
한국 대학생 평균 용돈 29만원, 독일에선? (0) | 2009.10.30 |
보이지 않는 믿음과 약속, 카트에 사용되는 칩 (0) | 2009.10.26 |
유럽 거리를 굴러다니는 무늬만 밤 (14) | 2009.10.17 |
죽은 후, 나무와 함께 상생해 보는 건 어떠할까? (25) | 2009.10.1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