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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또 하루

치과 과잉진료 걱정

by 비르케 2018.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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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년 전 쯤 금으로 떼워둔 이 하나가 몇 달 전부터 가장자리 부분에 까칠까칠한 감이 있더니만, 음식을 먹다가 갑자기 떨어져 나갔다. 세상에서 제일 싫은 것 중 하나가 바로 치과에 가는 일인데 또 시작이다. 사정상 다른 곳에서 진료를 받을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간단히 붙이기만 하려고 어느 치과를 방문했다.

 

치과 문을 열면 주변의 냄새부터 그곳이 치과임을 알려준다. 편안한 기분이 드는 곳은 역시 아니다. 들어서는 내게, 카운터 직원이 뭔가를 쓰라고 한다. 이름이며 주민번호, 주소, 심지어 치아보험 가입 유무도 묻고 있다. 왠지 그 부분이 기분 나빠서 치아보험이 있지만 없음에 체크를 했다. 그랬더니 이번엔 주민번호 뒷자리까지 요구한다. 진료를 받으러 온 이상 써야 한다면 써야지.. 진료실 쪽에서 기계음과 함께 아이의 칭얼거림도 들려온다.

 

떨어져 나간 금 조각을 제 자리에 붙이고 어서 나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앉아 있는데 금세 내 이름을 부른다. 그리곤 치아 사진을 찍어야 한다며 간호사가 어떤 방을 가리킨다.

 

자초지종을 대충 설명하고, 차마 다른 곳에서 하겠단 말은 못 한 채 , 다음에 시간을 잡아 정식 진료를 받을 테니 오늘은 인레이 했던 거 붙여만 주면 좋겠다고 이야기 했다. 그랬더니 의사까지 나와서, 나중에 의료분쟁이 있을 수도 있으니 사진을 찍으란다. 떨어져 나간 거 붙이는데 무슨 의료분쟁씩이나 들먹이시냐 하니 전문용어까지 섞어가며 자기 병원의 지침임을 다시 확인한다. 병원에 가면 무조건 이런 게 인사다 싶어 기분이 나빠 그럼 그냥 가겠다고 하고 문을 나섰다.  

 

옆 치과로 다시 들어가니, 또 같은 방법으로 인적사항을 적게 했다. 이번에도 안 되면 그냥 나갈까 어쩔까 고민하고 있는데, 이번 치과는 사진 찍자는 말 대신 일단 침상으로 안내했다. 그리고 내 이를 들여다보고 사정 이야기를 듣더니만, 그럼 일단 치과재료 중 가장 단단하게 굳는 재료로 붙여주겠다 한다. 다행이다. 그렇게 떨어져나간 조각만 붙이고 돌아올 수 있었다. 

 

급한 와중에 아무 치과나 안 가고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앞으로 계속 다닐 좋은 치과를 찾아보기 위함이다. 사실 얼마 전 '양심 치과의사'가 나와서 치과의 과잉진료에 대해 이야기한 후 치과에 대한 경계심이 심해졌다. 한 번 없어지면 결코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치아인데, 치과의사들은 너무도 가볍게 말한다.

 

내 주변에는 치과의사의 말 한 마디로 임플란트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간다. 그들의 말을 들어보면 임플란트는 거의 공사 수준이다. 몇 달 동안 터를 잡고 기둥을 세우고, 집을 짓고... 신경치료도 부작용에 대해 모르고 의사가 하라니 믿고 한다.

 

내 치아 중에서도 그렇게까지 건드리지 않아도 될 걸 건드린 것도 아마 있을지 모른다. 믿고 맡길 의사가 있었으면 좋겠는데, 치과도 이제껏 내키는 대로 다녔으니 어디로 가야 할지, 길 잃은 방랑자도 아니고, 정말 어디로 가야 할까. 건강한 치아는 오복 중 하나라는데, 이젠 또 100세 시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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