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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책상에 놓인 펜꽂이를
요새 들어 문득 찬찬히 보게 된다.
예쁜 꽃 그림이 있는 그 펜꽂이는
내가 지금의 내 책상을 쓰기 이전에
선임자가 가져다놓고 안 치운 컵이다.
버리기도 그렇고 해서
펜꽂이로 쓰기 시작한 것인데,
그걸 일년 넘게 쓰고 있으면서도
어쩜 한 번도 돌려놓을 생각을 못 했을까.
아니, 뒤에 글씨가 있다는 사실조차도
알지 못한 채
그 안에 있던 펜만을 꺼내 사용했을 뿐.
책상을 치울 때도 마찬가지로
그 방향 그대로..
한두달 전,
우연히 펜꽂이를 돌려보았을 때,
이럴수가,
얼굴까지 달아오르는 걸...
캐릭터가 그려진 반대편에는
이런 문구가 박혀 있었다.
"Leave me alone,
I'm having a mid-life crisis."
아~ 내가 꽃그림만 보는 동안
다른 사람들은,
'이 사람을 내버려두자,
중년의 위기라는데...'
했을 수도 있음에
한참을 낯이 뜨거웠는데,
이럴수가,
다들 그런 문구가 있는 걸
몰.랐.다.나...
mid-life crisis는 역시나
발견하기 쉬운 명제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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