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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여행.. 산책..

킬리아니 축제(Kiliani-Volksfest)

by 비르케 2009. 7.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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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뷔르츠부르크는 축제의 열기로 가득 차 있습니다. 시청사 부근의 광장과 마인강가에는 수많은 인파가 몰려 축제를 즐기는 모습입니다.  

이번 축제의 이름은 '킬리아니 폴크스페스트
(킬리아니 축제)'인데요, 프랑켄 지방의 수호성인인 '성 킬리안'의 이름을 붙여 전해오는 축제로, 이미 지난 7월 3일에 시작이 되어, 19일까지, 17일간에 걸쳐 많은 행사가 펼쳐지고 있는 중입니다. 

이 축제의 기원은 
1030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 해 10월 13일, 콘라트 황제(Kaiser Konrad)에 의해 '상인들이 집결된 거대한 시장
(Verkaufsmesse)'으로 승인이 되었습니다.
말 그대로 처음에는 축제라기 보다 시장 활성화를 위한 일환으로 수많은 상인들을 불러 모았던, 지금으로 말하자면 '박람회'쯤 되는 형태였습니다. 그러던 것이 서서히 축제의 장으로 변모하게 된 셈입니다.  

그러다 1945년 뷔르츠부르크 라는 이 도시가, 몇 분간의 공습에 의해 지구상에서 아예 없어지다시피 된 이래 함께 맥이 끊겼다가, 이후 기적처럼 재건된 이 도시와 더불어 서서히 부활하기 시작했습니다.    


'상인들이 집결된 거대한 시장'
이라는 처음의 정신을 살려,
아직도 이 축제기간에는 
수많은 상인들이 모여듭니다.

먹는 장사, 마시는 장사,
옷, 장신구, 양념, 차...
다양한 품목들이 손님들의
발길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옆의 사진들은 신문에 광고를 올린
상인들의 모습입니다. 신문을 보다가
문득 카메라로 찍어서 재편집 해
보았습니다.   



신문 두 면에 걸쳐 작은 사진들로

홍보되어 있는 수많은 가게들이
어쩐지 이번 축제의 처음 의도를 떠올려 보았을 때 가장 인상적인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진들 중 몇개만 추려 보았는데,
위에서 부터,
그릇가게, 바구니 파는 가게,
시계나 장신구 가게, 후라이팬
등의 주물을 파는 가게...
 


목걸이 가게,






옷 가게,






과자나 소지시빵을 파는 가게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먹거리를 파는 가게들은 
사람이 좀 모인다 싶은 곳이면 
빠지지 않지요.




'귀신의 집'도 보입니다.
어릴적에 으시시 떨며 읽던
'오멘'이라는 이름의
귀신집입니다. 
 






커다란 바퀴 모양의 이 놀이기구, 한국에도 있지요.
독일에서는 '리젠라트(Riesenrad:커다란 바퀴라는 뜻)'라 부릅니다.
밤에 보니 멋지네요. (사진 출처- 마인 포스트)

저 위쪽 사진에 있는 '귀신의 집'도 그렇지만, 이런 놀이기구들은 축제를 맞아 새로 설치된 것들입니다.
원래는 이 자리에 없던 것들이지요. 독일 소도시에는 평상시 놀이기구를 즐길 만한 곳이 따로 없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축제때가 되면 어김없이 등장하곤 합니다. 신기한 것은 이렇게 축제기간 동안 실컷 즐긴 놀이기구들이 축제가 끝남과 동시에 어느 순간 또 불현듯 깨끗이 사라져 버린다는 점입니다. 
어떻게 이런 무거운 놀이기구들을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지, 또 어디로 실어가는지 가끔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어쨌거나 모처럼 들어선 수많은 놀이기구들이니,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의 눈도 빛나는 게 당연하지요? (너무 촌스러운가요? 독일에 살면 이런 부분들은 많이 촌스러워 진답니다. ^^)  

킬리아니 축제에는 특이한 물건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킬리아니 탈러(Kiliani-Taler)'입니다.
이는 실제 돈 대신 사용할 수 있는 동전인데요,
축제가 시작되기 며칠 전에 날짜를 정해
사흘정도에 걸쳐 모처에서 판매가 됩니다.
돈을 주고 돈을 사는 것이지요. 이유가 뭘까요?

축제기간 동안 1탈러는 1유로와 동등한 가치를 지닙니다. 
하지만 탈러를 구입할 때는 1유로가 아니라 
80센트에 사게 되지요. 개인당 얼마까지 살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넉넉히 사 놓으면 축제 기간동안
어디서고 20%의 할인을 받게 되는 셈입니다.
재미있지 않습니까?                                                                                   1 탈러 = 1 유로 

그러나 타지에서 온 상인들이 많다보니 가끔은 시비가 일어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들이 가끔 탈러를 거부하기 때문입니다. 상인들 뿐 아니라 공연을 하는 예술가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은 공연을 마치고 빨리 떠날 사람들이라, 이 도시의 이 축제에만 등장하는 탈러를 반길 리 만무합니다. 일종의 환전을 하고 떠나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분쟁은 좋은 방향으로 가닥이 잡혀, 며칠 전 신문을 보니, 축제에 관련된 어느 곳에서나 맘놓고 탈러를 사용해도 된다고 합니다. 

'킬리아니 축제' 잘 보셨나요?
원래 이 축제는 8월에 열렸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여러가지 사정을 고려해 현재는 7월로 옮겨져, 바이에른의 대표적인 축제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아 가는 중입니다. 
뷔르츠부르크의 수호성인인 '킬리안'은 이 도시의 곳곳에서 그 이름을 찾아볼 수가 있습니다. 이 도시의 대성당 이름 앞에도 '킬리안'이 붙어, 킬리안 대성당'이라 부르구요, 일전에 한번 포스팅 했던 역 앞 분수대 위에 서 있던 동상도 이 분, '성 킬리안'이라고 합니다. 그 분수대의 이름 또한 '킬리안 분수(Kiliansbrunnen)' 라네요. 

이번 축제로 연일 들뜬 분위기인데, 올해 날씨는 축제를 하기엔 영 무리인 듯 합니다.
그러나 잘 노는 사람들은 비 내리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물보라 이는 놀이기구를 타기도 하고, 노천 공연장 맨 앞에서 손을 흔들어 대기도 하고.. 날씨랑은 관계없이 즐거운 모습이더군요.
축제때는 그저 날씨 탓 하지 말고 열심히 놀아야 합니다. 특히 멀리서 여행 오신 분들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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