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실리는 파스타의 한 종류로, 빙글빙글 도는 나사 모양이 특징이다. 지난번에 샀던 푸실리가 아직 남아 있는데, 부족한 듯해서 새로 하나를 더 샀다. 지난번 꺼는 아그네시(Agnesi), 이번에 새로 산 것은 바릴라(Barilla) 제품이다.
아그네시와 바릴라 두 회사 제품을 함께 조리하는 김에 두 제품을 비교해 보았다. 두 회사의 푸실리는 똑같은 나사 모양이라도 감긴 정도에 차이가 있다. 위의 사진 속 접시 안에서 더 위쪽에 있는 게 바릴라 제품이고 아래쪽에 있는 게 아그네시 제품이다. 육안으로도 바릴라보다는 아그네시 쪽이 더 느슨하게 돌아간다. 바릴라의 푸실리는 아그네시꺼보다 더 촘촘하고 두께도 더 두껍다.
아그네시의 푸실리는 사진이 세로다 보니 잘 안 보이는데, 아그네시나 바릴라나 두 회사꺼 모두 성분은 거기서 거기다. 다만 조리 시간이 아그네시꺼는 8분~10분, 바릴라꺼는 그보다 1분 정도 더 삶아야 한다. 바릴라 푸실리를 먼저 넣고 삶다가, 1분 정도 차이로 아그네시 푸실리를 넣어주면 될 것 같다. 서양에서는 우리보다 덜 익힌 파스타를 즐기는데, 안쪽에 약간 심지가 남아서 쫀득거리는 알단테 상태를 원한다면 2분 정도 덜 삶는 게 좋다.
아그네시와 바릴라 두 회사의 푸실리를 한꺼번에 익힌 다음 채에 받혀 물기를 제거하고, 준비해둔 재료를 볶는다. 재료가 다 볶아지면 삶아둔 푸실리를 함께 볶아준다. 집에 있는 야채와 햄 등을 몇 가지만 추가해 줘도 먹을만 하다. 우리집은 버섯, 햄, 양파, 냉동 새우 등을 자주 이용한다. 마지막에 페스토와 후추를 넣어주고 마무리한다.
시중에 페스토가 다양하게 나와 있다. 가격도 예전보다 더 저렴해진 느낌이다. 페스토를 한 병 사면, 사용하는 양에 따라 5~10인분 정도 먹을 수 있는 것 같다. 남으면 잼처럼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필요할 때 또 사용할 수 있다. 그래도 뚜껑을 열었다면 되도록 빨리 먹는 게 좋다.
올리브 오일을 사용하면 더 건강한 파스타 요리를 먹을 수 있다. 올리브 오일은 대부분 발연점이 낮기 때문에 너무 고온에서 볶는 것은 피해야 한다.
푸실리 바질 파스타가 완성되었다. 개인적인 취향을 담자면, 아그네시 승!! 바릴라의 푸실리가 입안에서 쫀득쫀득 야무지게 씹힐 때, 아그네시의 푸실리는 야들야들 입안을 돌아다니며 논다. 푸실리 아니랄까 봐 푸실푸실 공기까지 머금으며 식도를 타고 넘어가는 맛이 정말 고소하니 감칠맛 있다.
올리브 오일 향과 바질 향의 만남, 그 향기를 기억한다면 자주 안 먹고는 못 배기는, 추억 속의 맛이 된다. 아마도 우리 가족이 내 요리를 떠올릴 때 기억나는 맛 중에 하나가 아닐까 생각된다. 그만큼 자주 해먹는 간편하면서도 맛있는 요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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