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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여행.. 산책..

하남, 한강 이야기

by 비르케 2020.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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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세쿼이아 길

 

한강이 감싸고도는 도시, 하남에는 멋진 산책로들이 꽤 많다.

한강변 산책로는 오랜 세월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있다 보니 흔히 접하는 인위적인 공원과는 또 다른 감흥이 있다.

 

비가 거세게 내리고난 다음날 메타세쿼이아 길에 접어들었다.

이렇게 나무에서 떨어지는 침엽수의 잎을 지칭해 어느 지방에선 '갈비'라 하던데,

정작 표준어로는 뭐라 하는지 아는 바가 없다.

 

사진 속에 메타세쿼이아 나무에서 갈비가 뚝뚝 떨어지고 있다.

우수수 떨어지는 중(~ing)이다.

 

 

 

올여름 한강산책길에서 맘에 드는 시 하나를 발견했다.

산책로를 따라 여러 편의 시들이 전시되어 있었지만 단연 으뜸이라 여겨지던 건 어느 중학생의 시였다.

제목이 '이사'다.

 

그즈음 나도 하남으로 막 이사를 하고 난 시점이라 아마도 그 어린학생의 설렘에 공감이 갔던 것일까.

 

5년만 버티면.. 4년만 버티면.. 3년만, 2년만, 1년만..

렇게 기다리고 기다려 오게 되었다는 하남,

시를 쓴 아이가 '답답한 서울보다 더 좋다' 말하는 하남이다.

 

더할 것도 뺄 것도 없이, 오래 전 모습 그대로, 산으로 둘러싸이고 강이 돌아나가고

나무들이, 풀들이 부대끼고 나부끼는 모습이 나도 좋다.

 

 

억새밭과 저 멀리 남양주 덕소

며칠전까지 억새가 이렇게나 풍성했다.

이제는 흰색 털 부분도 거의 날아가고 서걱거리는 소리만이 쓸쓸하게 들린다.

 

 

오솔길도 황량한 감이 들기는 마찬가지..

뒤로 보이는 산들이 그나마 위안이 된다.

 

왼쪽은 남양주 예봉산, 오른쪽 끝부분에 살짝 보이는 산은 검단산이다.

그 가운데 쯤이 양평 방향이다.

거기서 더 가면 당연히 강원도 쪽이다.

그러니 산이 첩첩이다.

 

 

바람에 잎을 떨구고 하늘거리는 모습...

이대로 가을이 가버리는 게 아쉬워서 이 쓸쓸한 나무 한 그루도 찍어보았다. 

 

 

함께 노을을 바라보는 어느 다정한 부부

 

 

팔당대교

 

 

한강을 가로지르는 차와 자전거의 행렬

(여름에 찍었던 사진들인데, 그동안 사진이 많이 밀렸다)

 

 

한강을 끼고 있는 멋진 조망들은 다른 곳에도 많지만,

이곳의 한강은 낮이면 생동감이 넘치고 밤이면 함께 잠들 줄도 안다.

 

본연의 그 순수한 모습이 사랑스럽기에

이곳 하남이 더 좋을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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