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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을 즐기라 어릴적 살던 곳에 갔다가 찍은 사진을 동생에게 보여주었다. 어딜 것 같냐고 물었다. 사실 그곳은 동생의 친구가 살던 집이라, 반가워서 당장 눈물이라도 보일 줄 알았다. 그런데 동생은 의외로 덤덤하게, "몰라."라고 답했다. 다른 친구네를 찍어온 사진도 보여주었다. 역시나 모른다고 했다. 동네의 일부는 이미 예전과 같지 않지만, 그나마 옛날 모습 그대로 남아 있던 곳 중에 동생 친구네가 두 집이나 있어서 찍어온건데 순간 나도 의아해졌다. 너희 친구 누구 누구네 집이라고 했더니, 순간 동생은 아주 천진한 아이의 상태로 돌아가 한참을 말이 없이 있었다. 오래된 기억을 소환하느라 나름 고생하는 거라 여기니 이걸 안쓰럽다고 표현해야 할지.. 결국 이렇게 말했다. "뇌가 이런 걸 좋아해. 치매 예방에 이런 게 최고.. 2018. 5. 24.
명산 조망이 한눈에, 파인뷰 아파트 주거를 위해 거금을 들이면서도 내 땅이 어딘지 알 수도 없다. 그래도 조망이 있고 생활이 쾌적하니 어쨌든 '아파트', 우리가 현재 가장 선호하는 주거 형태다. 그런 이유 때문에 아파트는 위로 올라갈수록, 조망이 좋을수록 더 비싸다. 또 산이나 바다, 골프장 등의 뷰를 갖춘 핫 플레이스라면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효자 노릇도 톡톡히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곳의 일조권을 심하게 침해하는 경우에는 허가가 나지 않는 게 상례이며, 같은 단지 안에서도 일조를 고려해 뒤쪽으로 갈수록 층이 더 높아지게 동 배치를 하는 게 상식이다. 그런데 얼마 전 이런 상식을 깨는 아파트를 보았다. 정당한 분양가를 치르고 들어온 입주민들에게 뭐라 할 생각은 전혀 없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는 명산이 병풍처럼 펼쳐진 아름.. 2018. 5. 23.
무등산이 품은 도시, 광주 무등산은 생각도 못 했다. 오랜만에 광주에 갔다가, 마침 부처님오신날이라 절에라도 갈까 하고 나선 게, 차가 하도 막혀서 핸들을 틀었더니 무등산이었다. 무등산의 도시, 빛고을 광주는 내 고향이다. 광주를 떠난 지도 오래고, 한 해에 한 두 번 올까 말까, 한 번씩 내려갈 때마다 엄마 얼굴이나 잠깐 보고 오는 게 다라서, 오늘 무등산은 정말로 또 오랜만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굳이 무등산에 오르지 않더라도 명산은 늘 도시 가까이에 있다. 무등산은 늘 예전 그 모습 그대로, 광주 어디서고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사수원지를 끼고 돌아 무등산을 넘다 보니 지산유원지에 이르렀다. 언제부터인지 입구에 카페와 레스토랑이 모여 있는 쉼터가 생겼다. 지산유원지는 사진 왼쪽으로 꺾어 들어가야 한다. 내가 어릴적에 지산.. 2018. 5. 22.
자동차 정기검사를 받고 얼마 전 자동차 정기 검사 안내문을 받았다. 아직 날짜가 좀 남아 있긴 했지만 쇠뿔도 단 김에 빼라고, 인근에 간 김에 자동차검사소까지 들러서 왔다. 자동차 정기점검은 2년마다 한 번씩 받아야 한다. 2년 전에도 수원에서 점검을 받았기에, 아는 길이기도 해서 이번에도 수원 검사소를 찾게 되었다. 수원자동차검사소 입구에 들어서자, 안내 하시는 분이 차를 그대로 두고 접수부터 하고 오라고 하신다. 줄은 차가 대신 서고, 주인장들은 자동차등록증과 지갑을 들고 사진 왼쪽에 '접수실'이라고 크게 표시되어 있는 곳으로 가서 접수를 한다. 검사 수수료를 결제하고 나면 자동차등록증을 되돌려 주면서 사진 오른쪽에 있는 종이 한 장도 함께 준다. 벌써부터 날은 꽤 더워졌지만, 그래도 에어컨 틀어놓고 음악 들으며 실내에 있.. 2018. 5. 21.
소시지 반찬을 먹으며 고딩 아들 저녁으로 소시지 반찬을 해주었다. 내 어릴 적에는 부잣집에서나 먹던 식재료지만, 요새는 하도 안 좋다고 하니 햄이나 소시지는 되도록 안 사게 된다. 며칠 전 마트에서 우연히 눈에 띄는데, 내가 먹고 싶은 마음에 집어들었던 게 사실이다. 절반을 잘라 저녁 반찬으로 계란을 입혀 부쳤다. 주방을 지나치면서 맛있겠다고 바람잡이까지 하더니, 다른 반찬보다 어쩐지 손이 덜 가는 것 같아서 먹어보라고도 권하기도 여러 번... 그때마다 "먹고 있어요." 하던 녀석이었다. 밥을 거의 먹고도 소시지 반찬은 여전히 접시에서 뻘쭘하게 남아 있는데, 그때 아들이 한다는 말이, "엄마 술안주로 좋겠네요." 요새 잠이 잘 안 와서 캔 맥주 하나씩을 마시고 잠자리에 드는데, 그때 먹으라고 아들이 일부러 소시지 반찬을 덜 .. 2018.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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