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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또 하루

아스파라거스철에 만난 화이트 아스파라거스

by 비르케 2009. 4.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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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아스파라거스는 아무에게도 안 주고 혼자만 먹는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지금 수확하는 아스파라거스는 흔하면서도 귀한 음식이다. 

'슈파겔 쎄송(Spargelsaison: 아스파라거스를 가리키는 독일어 '슈파겔'+ 계절이라는 프랑스어 '쎄송'의 조합)' 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 무렵 독일에서는 아스파라거스가 인기다. 작년에는 4월까지 눈비가 내리는 등 날씨가 안 좋아 아스파라거스의 작황이 좋지 못 해서 아스파라거스 가격 또한 금값이었는데, 올해는 봄 날씨가 좋다 못해 찬란하기까지 할 정도라서 아스파라거스의 가격이나 품질이 작년보다 훨씬 좋다고 한다.  

계절이 계절인 만큼, 피로 회복에도, 피부에도 좋다는 아스파라거스를 태어나  처음으로 먹어보기 위해, 장을 보러 나간 김에 얼른 하나를 구입해 봤다.

화이트 아스파라거스 500g, 가격은 2유로 50센트, 우리돈으로 4천원~5천원 정도이다.

나같은 사람을 위함인지, 판매대 옆에 친절하게도 아스파라거스에 대한 설명서가 무료로 가져가게끔 비치되어 있었다. 

우스운 것은 아스파라거스에 대해 이야기만 들었을 뿐, 실제로 본 건 이번이 처음이라서, 원래 색이 흰색인 줄 알고 당연한 듯 화이트 아스파라거스를 샀다는 것이다. 집에 와서 설명서를 보니 거기에 화이트 아스파라거스에 대한 설명이 자세히 나와 있다. 대부분의 아스파라거스는 초록색인데, 내가 산 화이트 아스파라거스는 재배시 좀더 심혈을 기울여 햇빛을 막아 기른 것으로, 예전에는 아무나 먹을 수 없었던 고급 품종이라 한다.

설명서에 있는 대로, 딱딱한 밑부분을 3센티미터 정도 잘라내 버리고 나머지를 잘게 조각을 내다 보니, 생각보다 껍질이 단단한 것도 같아서 그냥 몽땅 벗겨내 버렸다. 설명서에는 껍질을 벗기라는 말 대신, '아스파라거스는 버릴 부분이 많지 않은 채소'라고만 되어 있는데, 잘 하고 있는 짓인지는 나도 모르겠다. 자른 아스파라거스를 물에 데친 후, 평상시 먹던 볶음 누들 요리에 함께 넣어 볶아 보았다. 결과는 참담한 실패!!!

맛이 맘에 든다면 다음에 한 번 더 시도해 봄직도 한데, 다음번엔(아직 반 정도가 남아 있다) 그냥 데쳐서 고추장에 찍어 먹는 게 제일일 것 같다. 어쩐지 내게는 바람든 무의 맛 정도가 느껴진다. 설겅설겅, 씁쓰름한...
그래도 몸에 좋다니까 뭐... 보약은 못 먹지만, 제철 음식이 바로 최고의 보약이라 여기는 나 이기에...

아스파라거스 사진 옆으로 보이는 또 하나의 사진은, 망친 요리대신 올리는 사진으로, 내가 찍은 것이 아니라, 최근 열린 아스파라거스 관련 한 자선 행사에 나온 음식사진이다. 스테이크 위에 아스파라거스를 얹고, 그 위에 백포도주와 겨자를 섞은 소스를 뿌렸다고 한다. 전문가가 만든 아스파라거스 요리의 맛이 갑자기 궁금해진다. 

몸에 좋은 아스파라거스, 이 철이 지나가기 전에 꼭 드셔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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