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만난 젤리 곰돌이, 정말 반갑네
흰색, 노랑, 초록, 주황, 빨강의 투명한 색으로, 한눈에도 침샘을 자극하는, 게다가 독자적인 젤리 가게가 있을 만큼, 독일 안에서 꽤나 유명한 젤리곰... 한국에서도 '아기곰 젤리'라는 이름으로 무척 사랑받던 녀석이다. 그간 '아기곰 젤리'의 위력에 대항하듯,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수많은 모양의 젤리들이 등장했지만, 이 곰돌이의 저력은 젤리과자들 사이에서 이제껏 그리 호락호락한 것이 아니었다. '젤리'하면 독일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회사인 '하리보'에서 나온 젤리곰의 색깔을 두고, 내게는 '다섯 가지' 뿐인 색깔을 '여섯 가지'라 말하는 아이들을 보며, 그들의 눈이 어른보다 더 예리한 것인지, 아니면 자신들의 실험정신에 때로 못 이기듯 청을 들어주는 나를 다시 한 번 실험하기 위함인지, 작은 의..
2009. 4. 10.
악당의 기본 매너
아이들을 기르다 보니, 나도 모르게 어린이 프로그램을 시청하게 되는 경우가 자주 있다. 내가 어릴 적에도 요술공주 밍키, 꽃 천사 루루, 나아가, 세일러 문 등등, 텔레비전 속 어린 주인공들의 변신은 아이들의 혼을 쏙 빼놓곤 했다. 현란한 화면의 움직임 속에서, 어린 주인공은 아름다운 모습의 성인으로 변신을 하고, 악당을 물리치기 위해 거기에 맞는 변장을 한다. 여기에는 몇 가지 룰이 있다. 우선 변신을 위해 꼭 필요한 요술봉이 있어야 한다. 웬만한 마술은 부릴 줄 아는 똑똑한 요술봉이다. 거기에 악당에게도 필요한 룰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변신이 다 끝날 때까지 기다려 줘야 한다는 것... 남자아이들 캐릭터들의 변신에는 요술봉이 등장하지 않지만, 대신 멋진 변신 동작들이 있어야 하고, 현란한 화면은 ..
2009. 4. 7.
토끼와 달걀
"우리집에는 왜 토끼가 없어요?" 하는 작은애의 물음에, "웬 토끼?" 했더니, 뾰로통한 입에서 이런 말이 흘러 나온다. "집에 토끼 있는 사람 손 들라고 했는데, 나만 안 들었어요." 순간, 멍 하다가 이내 알아차리고는, "아~ 부활절 토끼 말이구나?" 했더니, 여전히 삐친 음성으로 "네." 하는 녀석... 얼마전에는 사육제(독일에서는 '파슁 Fasching')라고 갑자기 변장옷이 없니 어쩌니 해서 불이 나케 시내를 뒤져, 삐에로 옷을 사느라 반은 넋이 나가게 하더니, 이번엔 다음주부터 부활절 휴가라서 또 토끼 이야기다. "너도 손 들지, 너 토끼 인형 있잖아." 했더니 끝끝내 아니라 한다. 그 인형은 그냥 '토끼'일 뿐, '부활절 토끼'는 아니라는 것... "그럼 토끼 대신에 부활절 달걀 만들까?" ..
2009. 4.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