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시장에서 건고추를 직접 골라 구매하고 있어요. 고추를 집까지 실어와 일일이 닦아내고 고추방앗간에 다녀오는 일이 사실 많이 번거로운 일이긴 하죠. 그래도 일 년 먹을 고춧가루니 이 정도 불편함은 감내하게 되네요.
건고추 빻으러 고추방앗간 다녀온 날
추석 무렵 건고추를 구매했는데 너무나 매워서 이번에 안 매운 걸로 추가 구매했어요. 고추를 살 때는 고추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와 함께 청결한 곳에서 건조되었는지도 꼭 확인해봐야 해요.
닦았다고 하는데도 일부 닦이지 않은 부분에 시꺼먼 흙이나 거미줄 같은 게 있고 바닥 쪽에 오염물질이 있다면 고추가 건조된 곳이 깨끗한 환경이 아니었다는 반증입니다. 농가에서 상상 이상으로 지저분하게 말려오는 분들도 많으시니까요.
깨끗한 제품으로 구매했다 하더라도 집에 와서 다시 닦는 게 좋겠죠. 사실 이게 가장 힘들어요. 열개 남짓 삶은 행주를 물에 빨아가며 고추를 닦아주었어요. 가족이 모였을 때 해야지, 혼자 하면 정말 죽습니다. 오랫동안 고개를 숙이고 하는 거라서 뒷목도 많이 아프고요.
고추방앗간에 왔어요. 건고추 구매해 고추방앗간 찾은 게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첫 번째 갔던 곳에서 묻지도 않고 씨까지 한꺼번에 갈아버리시길래 두 번째는 아무 생각 없이 씨를 같이 갈았어요. 씨가 들어가야 맛있다고 하셔서 그런가 보다 했죠.
이번에는, "씨는 뺄까요?"하고 주인분이 묻습니다. 갑자기 물어보시니 멍 때리고 있다가 "같이 갈아주세요." 해버렸네요. 순식간에 레버가 초록색 "혼합"쪽으로 당겨지더니 방앗간 기계가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고추가 투입되는 걸 보면서, 그제야 내년에는 따로 해봐야겠다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ㅎㅎ
고추 빻는 삯은 다행히 비싸지 않더라고요. 제가 방문했던 방앗간은 건고추 한 근에 1,000원이었습니다. 가격은 대부분 비슷한데, 이왕이면 고추방앗간도 깔끔한 곳을 고르세요. 저는 처음에 그냥 아무 데나 들어갔다가 후회했답니다. 정돈도 안 되어 있고 토시도 안 낀 맨손으로 고추를 뒤적이시기에요.
작년에도 건고추를 사고 올해도 샀지만, 올해는 작년과 다른 게 있었네요. 마른 고추를 모두 방앗간에 가져가 갈지 않고 고추 그대로 냉동실에도 남겨두었거든요. 3근 남짓 따로 담아두었습니다.
김치 담을 때 고춧가루와 함께 건고추를 갈아 넣으면 더 맛있는 김치를 먹을 수 있어요. 또 김치 말고도 건고추가 들어가야 하는 음식들도 있고요. 남겨두길 잘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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