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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또 하루

두부 반 모가 쓸쓸하다

by 비르케 2019.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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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 갔다가 별생각 없이 사온 두부를 집에 와서 음식을 하려다 말고 그제야 제대로 보았다. 두부를 살 때면 국산콩인지, 유전자 변형 없는 재료인지 꼭 확인하고 가져오는데, 본다고 분명 봤을 건데도, "1/2 한끼에 딱"이라 쓰인 부분까지는 미처 보지 못 했던 것이다.

 

 

그릇에 담으니 역시나 얄상하다. 이제껏 일인용으로 나온 두부들은 이렇게 가로 방향으로 절반을 나누기 보다, 주로 세로 방향으로 잘려 있어서 표장만 봐도 소포장이란 걸 금세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이 제품은 위에서 내려다보면 기존 제품과 그다지 차이가 나지 않아 나처럼 착각하는 사람들이 꽤 많을 것 같다.

 

말 그대로 한 끼에 딱이고, 다른 반찬이 있으면 혼자 반 모 정도 데워서 먹어도 좋을 것 같다. 나는 두부를 좋아해서 특별히 공을 들여 거창한 요리를 하지 않더라도 두부 그 자체로 끓는 물에 넣어서 데운 다음 김치에 싸서 먹곤 한다.

 

 

두부를 연달아 사게 되어 아까의 소포장 된 제품과 함께 일반 두부를 비교해 볼 수 있었다. 왼쪽이 반 모 두부이고, 오른쪽이 일반 두부다. 이렇게 보니 차이가 확실히 난다.

 

두부뿐만이 아니다. 야채도 이미 1/2 또는 1/4로 잘려진 채 포장되어 유통된 지 오래다. 이미 시작은 되고 있지만, 앞으로도 계속 상상도 못 할 곳에서 이런 소분이 있을 거라 생각된다.

 

이번에는 대형마트에 다녀왔지만, 사실 자주 가는 곳이 아니다. 아이들이 옆에 있을 때는 하루가 멀다 하고 신선식품을 사기 위해 가던 장소였는데, 이제는 한 달에 두어 번 정도 가게 된다. 주변에 편의점이나 할인마트가 더 편하다. 나와 같은 사람이 많다는 걸 증명하듯 대형마트에 가도 예전처럼 활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더군다나 가족 단위의 쇼핑객도 많이 줄었다. 그러다 보니 대형마드의 매출은 하루가 다르게 감소 추세다. 더군다나 인터넷 쇼핑까지 가능한 세상이니, 굳이 쇼핑하러 나갈 필요조차도 없는 시대다.

 

1~2인 가구가 전체의 절반을 넘어선지 한참 지났다. 그중에서 1인 가구의 수도 30% 정도로 추산된다고 하니, 혼자 사는 인구도 참 많다. 인구 고령화든 1~2인 가구 증가든, 그 어떤 나라에도 전례가 없을 정도로 빠르게 바뀌어 가고 있는 세상이다 보니, 가끔은 이런 추세를 보며 쓸쓸한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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