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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15

세상의 모든 시간 - 안체 담 시간이라는 것은 아이들이 이해하기에 쉬울 수도, 때로 어려울 수도 있다. 시간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그림으로 정말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제작된 책 중 하나가 '세상의 모든 시간'이라는 책이다. 이 책을 본 게 10년은 더 된 것 같다. 우리 아이들이 어릴적에 독일에서였다. 처음 이 책을 뷔르츠부르크 시립도서관에서 빌려서 보게 되었을 때 적잖이 놀랐던 기억이 난다.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시간에 대한 관념을 이토록이나 실감하게 표현할 수 있는 책이 또 있었나 싶어서였다. 날아가는 시간의 찰나를 잡아 사진으로 남기고, 사진속 아이가 자라 자신의 어머니와 똑같은 모습으로 자신의 아기를 바라보게도 되고, 과거와 현재에 소비되는 어떠한 시간이 서로 달라짐도 비교해볼 수 있다. 또 어떤 사람에게는 남아도는 시.. 2019. 6. 8.
몸도 챙기는 스피드 메뉴 - 바질 파스타 바질 향은 호불호가 갈리긴 하다. 그래도 내게는 예전 기억 소환하는 아늑한 향기다. 정말로 바질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직접 재배해 사용하기도 한다는데, 재배하는 불편함 대신 수입되어 들어온 바질 페스토만 써도 정말 훌륭한 요리가 되곤 한다. 딱히 먹을 게 없을 때면 바질 소스에 파스타를 넣고 볶아서 그냥 먹는다. 토핑 같은 것도 있으면 좋고 없어도 그런대로 괜찮다. 집에 있는 파스타가 스파게티 밖에 없으니 굳이 사러 갈 필요 없이 그냥 스파게티 면을 쓰기로 한다. 그 맛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또 나처럼 바질 향 자체가 좋은 사람에게는 파스타의 종류보다 파스타의 삶아진 정도가 더 중요하다. 파스타를 볶기 전에 제대로 삶아야 나중에 볶아도 맛있다. 파스타를 삶은 건 '수분이 파스타에 스며드는 일'이고,.. 2019. 6. 5.
요즘 세대의 N포가 두려운 이유 일본에서 40대의 히키코모리 아들이 70대 아버지에게 죽임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고가 있은 후 아버지는 곧바로 경찰에 자수했는데, 그는 아들을 죽게 한 이유에 대해, 최근 가와사키시에서 발생한 사건처럼 아들도 그런 폐를 끼쳐서는 안 될 것 같아서 그랬다고 설명했다. 바로 며칠 전, 가와사키시에서 히키코모리였던 50대 남성이 등교 버스를 기다리던 초등학생들에게 흉기난동을 벌여 20명을 살상한 사건을 두고 하는 말이다. 우발적으로 이런 짓을 저질렀다고 판단하기에는 아버지라는 사람의 이력이 특별하다. 그는 도쿄대를 졸업하고 전직 농림성 차관을 역임한 바 있는 유명인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의 해명을 뒷받침하듯 이웃들도 그의 아들이 돌아다니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죽은 그의 아들은 그날 초등학교.. 2019. 6. 4.
동탄여울공원, 토요일밤 EDM의 열기로 가득차다 세계 우유의 날을 맞아 동탄여울공원에서 밀크업 페스티벌이 열렸다. 동탄역 인근에 위치한 여울공원 행사장에서 우유와 치즈 관련 여러 가지 행사가 진행되었는데, 그중 뭐니뭐니해도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던 것은 초대가수 공연이었다. 이틀간 열렸던 이번 행사에는 첫날 에이핑크, DJ 지니, DJ 구준엽이, 둘째날에는 가수 홍진영이 출연했다. 둘째날 홍진영씨의 무대는 아쉽지만 보지 못 했고, 첫날인 토요일 공연만 관람했다. 토요일 저녁의 느긋함에, 에이핑크의 상큼한 음악들과 곧바로 이어지는 EDM이 활기찬 들썩임이 되어 오래도록 밤하늘에 울려퍼졌다. 구준엽의 무대는 늦게까지 이어졌는데, 90년대 음악이라 나도 모르게 흥에 겨워 영상만 찍고 있을 순 없어서 끝부분은 영상이 없다. DJ 지니도 정말 분위기 최고였다. .. 2019. 6. 3.
갈등 - 김광림 아내의 숨은 빚이 탄로가 나서 그 일로 차라리 헤어지려는 이의 마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김광림 시인의 '갈등'이다. '헤어지자고 나선 마음 위에 덩굴처럼 얽혀드는 아내의 손발' 아내가 남편을 부여잡고 용서해 달라 매달린 걸 이렇게 표현한게 아닌가 싶다. 새삼 돌아본 아내의 까칠한 모습에, 헤어짐 대신 온천을 향하는 고속버스에 탄다. 1929년생인 시인이 살던 시절이니, 온천도 지금의 온천과는 사뭇 다르다. 그때는 신혼여행이나 부모님 위한 효도여행때 많이들 선호했던 장소인 만큼, 각별한 곳에서 아내와의 시간을 보내고 오고자 떠난 길이다. 등꽃같은 자식들을 낳고 고생한 아내에 대한 애잔함이 '까칠한 아내여' 라는 표현속에 녹아 있다. 헤어지려던 마음이 이렇게 허탕을 치고 나자 화자는 하늘을 바라본다. 화가 나.. 2019. 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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