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포크송 중에 비어 비어 비어 (Bier Bier Bier) 란 제목의 노래가 있다.
독일 국민가수 하이노(Heino)의 1980년 발표곡으로, 비어(Bier)는 독일어로 맥주(beer)를 뜻한다.
이 노래가 몇 년 전 공격적인 알파인스키 ( aggressive alpine skiing )라는 게임에 배경음악으로 사용이 됐었나 보다.
게임에 관해서는 문외한이다 보니 최근에 우연히 알게 되었다.
비어 비어 비어 (Bier Bier Bier)는 제목처럼 맥주와 관련돼 독일에서 흔히 듣게 되는 노래다.
세계 3대 축제 중 하나인 뮌헨의 '옥토버페스트(Oktoberfest)' 무렵에도 자주 흘러나온다.
맥주의 나라에 아주 잘 어울리는 곡이다.
나는 이 노래를 십여 년 전 어느 독일 유튜버가 올린 우스꽝스러운 상황극에서 처음 듣게 되었다.
가사 자체가 코믹한 내용이라, 그 가사에 맞춰 소년 둘이서 깜찍한 상황극을 만들어 유튜브에 올렸는데 배꼽을 잡고 웃었다.
지금은 아쉽게도 비공개로 바뀌어 있다.
비어 비어 비어 (Bier Bier Bier)는 어느 여관에 낯선 침입자가 찾아오면서 빚어진 해프닝에 관한 가사를 가지고 있다.
어느 외딴 곳에 자리잡은 여관,
그 이름, '황금별을 향해 (춤 골데넨 슈테르네, Zum goldenen Sterne)'.
갑자기 그곳에 문을 쾅 열어제끼고 침입자가 들어온다.
손에 권총도 들고 있다.
침입자를 보고 놀란 여관집 딸이 덜덜 떨며, "뭘 원하세요?"
하고 묻는다.
침입자는 그저 시원한 맥주만을 원한다고 답한다.
"어린 아가씨가 시원한 맥주 맛을 알기나 하겠어, 난 그저 시원한 맥주면 돼."
권총까지 들고 현란하게 나타난 깐에는 원하는 게 너무 소소하다.
'견문발검(見蚊拔劍)'의 느낌이랄까..
이렇게 말했던 침입자는 한 중대가 마실 만큼의 술을 마시고 여관에서 잠이 든다.
해가 뜬 줄도 모르고 닭이 우는 소리도 못 듣고, 코까지 골며 잠들어 있는데..
그 곁에는 여관집 딸이 있다.
여관 주인이 나타났을 때, 시원한 맥주를 원할 뿐이라던 침입자의 말을 그대로 따라하는 딸,
"그는 시원한 맥주를 원했을 뿐이에요"
여관집 주인은 딸의 말을 믿어줘야 할까 말아야 할까.
범죄가 될 법한 일이 노래 가사속에 코미디로 승화되어 있으니 더 웃기다.
가사도 재미있고, 비슷한 가사가 돌고 돌며 라임도 딱딱 맞췄다.
하이노의 목소리라서 역시나 더 경쾌한 느낌이다.
독일 국민가수라 불리는 하이노지만, 그래도 어떤 사람들은 그의 음성에 학을 떼기도 한다.
트롯이 지금처럼 유행하기 전에 트롯을 대하던 젊은이들처럼, 하이노의 음성이 누군가에게는 그렇다.
그래도 내게는 '맥주'하면 떠오르는 게 하이노의 이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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