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만 봐도 내용이 조금쯤 상상이 가는 연극 '오백에 삼십'이다. 생계형 코미디 - 돈도 없고 빽도 없는 하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청춘들의 이야기' 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대학로 아트포레스트 1관, 인터파크를 통해 자리 예약을 마치고 가면 티켓박스에서 표를 찾은 후 따로 줄을 서지 않아도 바로 입장이 가능하다.
리플릿에 시놉시스와 캐릭터 소개가 있어서 극의 내용을 미리 파악하고 등장인물을 살펴보는 데 도움이 된다.
출연자는 여섯명이다.
"돼지빌라 세입자 소개"
아내와 함께 떡볶이 장사를 하는 허덕(신지훈),
허덕의 아내 베트남 출신 흐엉(정민제),
법조인을 꿈꾸며 고된 서울살이중인 배변(이재혁),
흐엉과 친한 사이인 밤업소녀 미쓰조(고연경),
그리고,
가난한 세입자들에게 위세를 부리는 건물주(양애란),
형사(윤석환)가 등장한다.
꿀이 뚝뚝 떨어지는 신혼의 이쁜 부부, 허덕과 흐엉...
공연 시작 전 오프닝으로 사진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포즈를 취해주고 있다.
멀티남과 멀티녀.. 허덕과 함께 떡볶이도 나눠주고 퀴즈를 내서 상품도 주며 공연 시작에 앞서 분위기를 달궈준다. 빛의 속도로 단장을 하고, 빛의 속도로 각각의 캐릭터에 몰입하고.. 정말 멀티가 맞다.
들어올 때 입구에 있던 캐스팅보드를 모르고 지나쳐왔는데, 멀티녀 때문에 캐스팅보드를 다시 보게 되었다. 일인 다역의 양애란 배우, 정말 대사 하나하나 몰입이 압권이었다.
극 중간에는 사진 촬영을 할 수 없어서 건물주와 배변 간의 주거니받거니 명장면을 담을 수가 없어 아쉬울 정도였다. 무대를 들었다놨다 하는 건물주 역 양애란 배우가 관객들을 사로잡는가 하면, 얌생이 같던 배변 이재혁 배우의 개인기가 이어지기도 했다.
가난에 대한 뼈 아픈 돌직구, 차별, 무시, 편견에 대해 목놓아 반기를 드는 돼지빌라 세입자들, 그들은 한목소리를 내다가 살인사건이라는 걸출한 현상 앞에 서로 반목하기 시작한다.
오백에 삼십 월세를 사는 사람들 속에 오백에 이십칠만원을 내는 사람이 섞여 살기도 하고, 당연해 보이는 일들이 사실은 당연한 게 아닌 일이기도 하고... 돼지빌라 사람들의 모습에 맘껏 웃고 공감도 하면서 즐겁게 볼 수 있는 연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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