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염 값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20킬로그램 한 포대에 만 원도 안 하던 것이, 갑자기 가격이 뛰기 시작해, 오른 가격이 한동안 유지되나 싶더니 최근 다시 널뛰기를 시작했다. 오염수 방류 이슈에다가, 올여름 큰비 소식에 공급 문제까지 겹쳤다.
무섭게 오른 소금값, 비싼 소금 간수 빼 더욱 건강하게
올해부터는 김치 좀 제대로 담아볼까 하며 진즉부터 소금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오래 두고 간수를 뺀 소금을 사용해야 김치에서 쓴 맛도 나지 않고 더 맛있게 절여진다고 친정엄마가 늘 말씀하셔서이다. 엄마도 할머니가 늘 소금단속을 하시는 걸 보고 자라서 소금만큼은 넉넉하게 비치해 두고 사용하신다.
이제는 내가 소금을 단속할 차례인 것 같아서 미리부터 소금값을 보고 있었는데, 한번 올라간 소금가격은 내릴 줄을 몰랐다. 그전에는 만원도 안 되던 천일염이라, 때가 되면 내리겠지 지켜만 보다가 좀처럼 내리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서 이번달 초에 결국 소금을 주문했다. 우선 하나만 사려 했지만, 생각해 보니 소금값까지 챙기며 살기 어려울 것 같아 다음날 재차 두 포대를 더 주문해 버렸다. 그렇게 해서 모두 합쳐 세 포대를 구매했다.
주문 당시인 6월 5일과 6일 가격으로, 23년산 천일염 20킬로그램은 24,900원, 22년산은 28,900원이었다. 4천 원 차이라 이왕이면 22년산으로 주문했다. 22년산보다 더 이전 거도 있었지만, 가격대가 거의 두 배라, 22년산 사서 오래 간수를 뺄 생각으로 그냥 주문해 버렸다. 22년산 천일염 20킬로그램 세 포대가 86,700원(28,900*3), 배송비가 각각 5천 원씩 붙어, 총 101,700원을 결재했다.
며칠 전 지인이 소금 가격을 묻길래 대답했더니, 싸다고 자기꺼도 주문해 달라 했다. 알았다고 하고 사이트에 들어갔는데, 순간 눈을 믿을 수가 없었다. 소금 가격이 엄청 올라 있었다. 23년산과 22년산 가격 차이도 불과 4천 원이었던 것이, 이제는 그 차이만 해도 그때의 네 배나 된다.
바로 며칠전 구매했던 바로 그 제품이 오늘 기준 "23년산"은 7만 원에 육박한다. 더욱이 22년 산은 부르는 게 값인 상황이다. 일인당 최대구매 수량까지 정해져 있어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다.
예전에는 천일염을 깨진 항아리에 부어서 깨진 틈으로 간수가 흘러나가도록 두었다 한다. 소금물은 성질이 독하기 때문에 요즘 같은 아파트 생활에서 그렇게 바닥으로 간수가 흐르도록 두고 쓸 수는 없고, 소금 포대가 들어갈 수 있는 큰 그릇에 나무판을 얹어 나무판 사이로 간수가 빠지도록 하는 방법을 가장 많이 사용한다.
간수는 인체에 해로운 독성물질을 포함하고 있다. 단백질을 응고시키는 역할도 하기 때문에 두부를 만들 때는 유용하게 사용되지만, 건강을 위해서든 맛을 위해서든 천일염을 구매한 뒤에는 간수를 꼭 제거한다. 간수 뺀 천일염을 샀더라도 몇 년이고 간수가 더 빠지도록 해두는 게 전통 그대로의 소금 보관법이다. 간수가 잘 빠진 소금은 손으로 쥐었다가 폈을 때 물기가 없이 고슬고슬 떨어진다. 그 소금이 진짜다.
수십 년에 걸쳐 소금을 건사한 할머니의 소금은 엄마의 차지가 되지 못 했다. 며느리인 숙모에게로 갔다. 그래서 엄마가 소금에 더 연연하는 건 아닌지, 엄마의 베란다에는 소금이 벌써 여덟 포대나 놓여 있는데도 김치 담을 일이 많은 엄마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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