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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또 하루

미사뚝방길, 주황에 반하다

by 비르케 2021. 7.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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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시 걷기 코스 네 곳 중 하나인 위례 강변길(하남위례길 제2코스)은 한강과 접하고 있어 위치적으로 매우 아름다운 환경을 지닌 곳이다. 그중에서도 한강 주변과 미사경정공원이 내려다보이는 미사뚝방길은 시야가 탁 트여 있어서 산책하는 데 큰 즐거움을 준다. 참나리가 한창 피어난 미사뚝방길을 걸어보았다. 

 

미사뚝방길, 주황에 반하다

 

 

지난번에 포스팅했던 당정뜰 연못도, 이곳 미사뚝방길도 모두 위례 강변길(하남위례길 2코스) 코스에 포함되어 있다. 이 일대는 산책길로 손색이 없는데 명칭이 좀 헷갈린다. 당정뜰도 있는데 안내판에 보면 '당정근린공원'이란 곳이 또 있다. '당정'이라는 이름이 겹친다. 거리상으로 추정해보건대, 아마도 뚝방길 중간 정도에 당정섬 비석이 있는 그쯤이 아닌가 싶다. '미사뚝방길'도 따로 산책로 명을 만들어 '미사뚝방꽃길'이라 부르는 것 같다. 

 

안내판에서 보면, 미사뚝방꽃길 코스나무고아원을 시작으로, ----1.5 KM-> 미사리 선사 유적지 ----1.9KM-> 당정근린공원 ----1.5KM-> 덕풍천까지 총 4.9KM 거리로 표기되어 있다. 나무고아원은 주차공간이 상당히 좁은 편인데, 차를 그곳에 주차한다 하더라도 왕복으로 오가자면 거의 10KM, 두 시간 반 정도가 걸리는 거리다. 가장 맘 편하기로는 스타필드에 주차하고 덕풍천을 통해 진입하는 방법이 있다. 덕풍천쪽에서는 길이 돌아오기 편하게 되어 있어서, 걷고 싶은 만큼만 걷다가 돌아오기에 좋다. 스타필드 하남은 아직까지는 주차료를 따로 부과하지 않는다. 

 

 

 

 

미사뚝방길을 거닐려면 사진상 맨 왼쪽 가장 높이 위치한 길로 올라가야 한다. 잠시 사진 찍으려고 서 있었지만, 가운데 있는 이 길은 자전거 전용 도로라서 맨 위로 올라가든가 오른쪽에 있는 아랫길로 내려가야 한다. 아랫길에는 트랙이 마련되어 있어서 인라인 스케이트 또는 보드를 타거나 달리기를 할 수 있고, 평탄한 길로 편하게 보행할 수도 있다. 미사뚝방길은 흙길이다. 

 

 

 

뚝방길로 올라와 좀 걷다가 초록을 배경으로 화려하게 피어난 주황 꽃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미 철이 지난 개양귀비를 다시 보는가 했다. 줄을 지어 피어 있는 이 꽃은 참나리다. 참나리는 따로 심지 않아도 우리나라 산과 들에 잘 자생하는 꽃이라 한다. 요새 길을 걷다 보면 원추리를 많이 만나게 되는데, 얼핏 원추리 느낌도 난다. 

 

 

원추리(좌)와 참나리(우)

 

원추리와 참나리는 둘 다 백합과에 속하는 다년생초로 꽃이 피는 시기도 비슷하다. 사진을 찍은 환경이 달라 색상이 달라 보이는데, 실제 색상은 비슷하다. 다만 참나리에는 자주색 점이 있고, 원추리는 점이 없다. 또 다른 차이는 잎이다. 원추리의 잎은 길쭉한 풀 모양이고, 참나리의 잎은 원추리보다 한참 작다. 꽃잎은 참나리가 뒤로 더 많이 말려 있는 형태를 하고 있다. 

 

 

참나리

 

참나리를 자세히 보면 잎이 나는 곳에 콩처럼 붙어있는 주아가 보인다. 양분을 저장하는 생식체인데, 꽃이 다 지고 나면 주아가 땅에 떨어져 발아하며 번식하게 된다고 한다. 참나리의 꽃말은 '순결', '깨끗한 마음'이다. 참나리에 얽힌 이야기는 DAUM 백과를 참고했다. 

 

옛날 어느 마을에 아주 예쁜 처녀가 살고 있었는데, 행실이 나쁜 이 고을의 원님 아들이 이 처녀를 강제로 희롱하려고 했다. 그러나 처녀는 완강히 거절하고 자결로서 순결을 지켰다. 처녀가 죽은 뒤에야 원님 아들은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처녀를 양지바른 곳에 잘 묻어주었다. 얼마 후 그 무덤 위에는 아름다운 꽃 한 송이가 피었는데, 사람들은 이 꽃을 ‘참나리’라고 불렀다. - DAUM 백과

 

 

 

 

 

 

주황색 참나리도 아름다웠지만 진짜 주황의 매력은 여기에 있었다. 해 질 녘의 멋진 저녁노을과 그 빛을 고스란히 반영하는 미사경정공원이 주황빛에 물들어 있다. 포토존의 사각 구도를 조금만 더 오른쪽으로 돌렸더라면 좋지 않았을까, 올 때마다 생각하게 된다. 

 

 

 

하늘의 구름이 장관이다. 하늘만으로도 멋진데, 그 빛이 미사경정공원 수면에 닿아 다시 한번 물빛에 투영된다. 이렇게 차분한 광경을 발아래 둘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 든다. 미사뚝방길, 이 길 참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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