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흔들리는 봄꽃 - 죽단화, 옥매, 가침박달

금세금세 화사한 봄꽃들이 차례대로 피고 진다. 벚꽃 지고 나니 겹벚꽃 피고, 황매화 시들한 벌판에는 죽단화가 피었다. 바람 부는 날 죽단화 따라 새하얀 옥매도 함께 나부끼고, 이것도 옥매인가 다가간 곳에는 가침박달이라는 낯선 꽃도 피어 있었다. 

바람에 흔들리는 봄꽃 - 죽단화, 옥매, 가침박달

 

올해 봄꽃들은 유독 빨리 왔다가 가는 듯하다.

5월에 피어도 이상하지 않을 꽃들이 4월 중순 이미 화사하다. 

 

오전까지 비 오다가 그치고 바람 부는 날.

산책길 나섰다가 바람에 흔들리는 꽃들을 보았다.

그중에서도 줄기가 곧게 늘어져 유독 바람 따라 나부끼는 꽃들이 눈에 띄었다.

노란색 죽단화, 하얀 옥매, 그리고 가침박달이리는 생소한 이름의 꽃이었다. 

 

 

 죽단화 

학명: Kerria japonica f. pleniflora (Witte) Rehder

꽃말 : 숭고, 기다림

 

황매화가 갈 때쯤 죽단화가 그 뒤를 이어 들판을 샛노란색으로 물들인다.

사실 죽단화는 황매화의 변종으로, '겹황매화'라고 불리기도 한다.

 

수수한 겉모습과 달리 바람에 날리는 모습이 은근 화려하다.

장미처럼 눈길을 사로잡는 것도 아닌 것이,

향기로 여심을 사로잡는 꽃도 아닌 것이,

들판에 점점이 나부끼며 마음을 설레게 만든다.

 

 

 옥매 

학명: Prunus glandulosa f. albiplena Koehne

꽃말: 고결, 충실

 

옥매는 '옥매화', '백매' 등의 다른 이름으로도 불린다.

죽단꽃만큼이나 바람에 요란하게 살랑거린다. 

 

여담이지만, 옥매의 이름을 알고 웃음부터 나왔다.

'옥매'는 오래전 유행어였다.

 

'못생긴 사람'을 가리켜, '옥상에서 떨어진 메주'란 뜻으로 '옥메'라 불렀다.

이렇게 기품있고 화사한 꽃의 이름이 '옥매'라니, '메'와 '매'의 차이가 크다. 

 

 

 가침박달 

학명: Exochorda serratifolia

꽃말: 청순, 순결

 

화단에 있는 표지를 보지 못했다면 아마도 이 꽃의 이름은 한동안 알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운이 좋아 꽃 검색에 나왔으면 모를까.

 

멀리서 하얀 꽃이 바람에 흔들리는 걸 보고 옥매인 줄 알고 다가갔는데, 전혀 다른 꽃이 있었다. 

색깔이 새하얗고, 얼핏 봐서는 찔레꽃 같다. 

 

주로 비스듬한 언덕에 핀다고 하는데, 발견한 곳도 비스듬한 언덕이었다. 

흔히 볼 수 있는 꽃은 아닌 것 같다. 

 

산들산들 봄바람 부는 봄날,

봄 만큼이나 아름다운 꽃들을 보았다.